아침을 시작하는 소리
전 직장 동료가 #네팔 #공정무역 #커피 생산지 여행경비 지원 프로그램 있다기에 SNS로 급하게 네팔 여행팀 모집 결과, 초등학생 4명과 50대 고모와 갓 스물 된 남자, 나, 이렇게 7명이 떠나게 되었다.
#아름다운커피 근처 #카트만두 숙소는 낡은 편이지만 조용하고 아담했다. 창가에서 구구구 시끄럽게 울어대는 비둘기 떼 덕분에 아침잠을 깼고, 눈곱만 뗀 채 부스스한 몰골로 큰 나무 아래 위치한 식당에 가면 유일하게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이라 초등학생 4명이 달라붙어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아침 메뉴 선택하고 커피 주문하면 드립커피를 내려준다. 한 잔 마시고 추가로 한 잔 더 마실 수 있냐면 수줍은 표정으로 살짝 웃으며 말없이 한 잔을 더 내려준다. 내가 사용하는 거랑 같은 주전자라니까 소리 없이 크게 웃었더랬다.
지금 보니 그는 어깨 높이까지 주전자를 들어 올려서 물을 붓고 있었다. 키가 큰 사람을 위해 만든 구조에 그가 맞추고 있었다. 매일 나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그가 커피를 마시는 걸 본 적이 없는데, 그는 커피맛을 알까? 예전에 대전복합터미널에 있는 홋카이도 라면 전문점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다. 아~ 정말 아니 올씨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맛이었다. 그냥 분식집 라면이 훨씬 맛있을 듯. 그때도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홋카이도 라면을 먹어봤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유명 여행지의 음식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식당들을 심심찮게 본다. 여행의 기억이 떠오르는 음식을 만나기도 하지만 이런 젠장스런 식당들도 많다.
숙소 밖은 사방에서 울려대는 자동차 경적 소리와 먼지와 뒤섞인 매캐한 매연으로 금방 지치고 시끄럽지만, 어쨌든 아침은 구구구 울어대는 비둘기와 쪼르르 똑똑 떨어지는 커피 드립으로 평안하게 시작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