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정 일지

첫눈이 왔다

by 딜리버 리

오는 줄 몰랐던 첫눈이, 흔적 없이 녹을 첫눈이, 쌓였다. 수십 년 쌓았어도 일순간에 사라지는 마음, 그 허망한 마음을 붙잡으려고, 약속하고, 부단히 애를 쓰는 동안, 첫눈이 왔다.


마음에 눈을 쌓는다. 강한 빛에도 녹지 않을, 눈사람을 만들어도 내년 봄이 될 때까지 녹지 않을, 그런 눈인데, 그런데, 첫눈을 본 출근길, 눈이 녹아 눈물이 뚝뚝 흐른다.


그래도, 첫눈인데, 첫눈 오면 만난다는데, 첫눈 오면 포근하다던데, 바람만 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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