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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끝없는대화 Jun 24. 2021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2년이 지난 지금

 네가 떠난 지 2년 정도 되었구나.

 잘 없지?

 천국에도, 지옥에도 가지 않고 잘 없는 거지?


 출근길에, 퇴근길에, 운동할 , 샤워할 , 자려고 누울  너의 이름이  침처럼 혀끝에 고인다. 뱉지 않고 삼킨다. 차곡차곡   켠에 쌓이는  같다. 이젠 불을 삼키는 느낌이  든다. 너의 이름이 아멘, 나무아미타불 같은 습관적인 기도가 되었다.


 너의 이름은 내 기도가 되어 힘을 준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겁나서 쉬지도 못할 때 네가 깃털처럼 가만히 내려앉는다. 한 걸음을 더 내딛게 해 주거나, 죄책감 없이 그만두는 선택지를 주고 쉴 수 있게 해 준다. 너를 생각하는 것처럼 나 자신의 언니가 되어 보살피는 방법을 알려줬다. 네가 평생 마음속에서 축축하고 따뜻한 숨을 내쉬며 살아갈 것 같다.

 남은 삶에 아무도 없어도, 너를 사랑하며 삶의 끝으로 향하는 한 걸음 한 걸음 겁내지 않고 산책하듯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네가 먼저 가있는 도착지를 이미 알고 있으니, 나는 쉬엄쉬엄 조금 더 있다가 따라가겠다. 너의 선택도 존중하지만 여기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살아볼 만하다는 것을 확인해보고 가겠다.



 너의 눈 밑을 가만히 쓸어주는 상상을 수없이 한다. 네가 화를 내면 달래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우리끼리 통하는 웃음거리를 꺼내며 한껏 웃는다.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분노의 질주 후편이 나오면 신나서 영화관에 간다. 네가 도움을 요청하면 머리를 짜내 나의 보잘것없는 일상이야 다 내팽개치고 가진 것을 다 내어준다.


 하지만 그것은 다 상상에 불과하고.

 너는 모든 감정들이 잔불처럼 사그라져 웃지도 울지도 않고, 원하는 것도 사라져 도움을 청한 적도 없었고.


 너에게 끝없이 말을 걸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단 한 번이라도 독백이 아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텐데.


 그래도, 항상 고마워. 너라는 동생이 나에게 있었음을 감사해.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_가을방학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어쩜 우린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우습지만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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