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믿으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사이비 예수쟁이들이 붙잡는다. 역겨운 예수쟁이 세끼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위선적인 세끼들이다. 당장 예수를 부르짖으면서 사람 차별하고 있는게 그들이다. 그러니 누가봐도 빡세 보이는 사람은 못 잡고 만만한 나한테 작업질하는 거겠지. 그러나 너는 사람을 만만히 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할 것이다.
"제가 예수를 믿어야하는 이유가 뭐죠?"
"우리는 지옥에 갈 운명이지만 예수님의 보혈로 천국의 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니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그뿐입니다."
"김준형님이 예수님인가요?"
"물론이죠"
"근데 김준형님은 자위하나요?"
"뭐...뭐라고요?"
"김준헝님이 생명이라면서요. 생명을 낳는 것은 정액인데 그러면 김준형님도 딸딸이 쳐서 정액을 내뿜다는 말 아닌가요?"
"이 미친 세끼가 돌았나?"
"아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정액이 더러워요? 하나님도 생육하고 번성하라 했잖아요."
"이 간교한 사탄 세끼가 세치 혀를 놀리는구나. 당장 내 눈 앞에 꺼져라."
"갈게요. 내가 더러워서 원. 사람한테 사탄이라니, 이래서 예수쟁이는 안 된다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준수는 승리감에 묘한 미소를 내뿜고 있었다. 죽일듯이 경멸하는 눈과 분노로 일그러진 입술은 언제나 짜릿했다.
'역시 인간은 악해.'
준수는 숭고함을 부르짖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당했을 때 나오는 사탄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는 기독교인의 천적이다.'
오늘도 한 건을 한 준수는 점점 스케일을 키워보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사이비 교회 교주하고 한 판 붙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았다.
'차라리 예수쟁이들을 따라가볼까?'
그는 궁금했다. 교주랑 자기랑 붙으면 누가 먼저 신념을 저버릴지. 준수는 물론 자기가 질 리는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들이 뭐라 씨부릴지 궁금했다. 준수는 결국 발걸음을 돌려서 아까 그 예수쟁이한테 향했다.
"이 세끼가 왜 또 왔어. 너 진짜 나한테 죽을 수도 있어."
"아 그게 아니라요. 아까한 말에 죄송하다하려고 왔습니다. 그리고 저도 김준형님 믿어보려고요."
"이 사탄 세끼가 또 개수작 부리네. 무슨 꿍꿍이야."
"정말입니다. 예수님도 단 한 마리에 어린 양을 되돌리는 것도 값지다라고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 어린 양이 되고 싶습니다."
"형제님. 그러면 우리 교단에 오실 생각이 있습니까?"
"지금 가죠. 제 영혼이 진리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형제님."
그 예수쟁이는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진 않은 모양이지만, 어쩌피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나한테 중요한 건 예술이다. 그리고 광기와 집념으로 뭉친 광신도만큼보다 내 예술작품에 더 부합하는 건 없었다.
"신도님이 비록 회개했으나, 성령을 모독한 건 큰 죄입니다. 신도님이 죄를 씻으려면 그만한 정상을 보여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저한테 죄를 고백할 기회를 주세요."
"알겠습니다. 준형님이 흔쾌히 허락하실 겁니다."
준수가 도착한 곳에서는 쉴세없이 방언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그 예수쟁이는 사람들을 주목시켰다.
"자 형제, 자매님들 주목해주세요. 오늘 한 거룩한 영혼이 하나님을 모독한 자신의 죄를 회개하기로 했습니다. 그의 간증을 들어봅시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준수는 손을 한 손엔 심장에 두고 한 손은 하늘에 뻗으며 소리쳤다.
"여러분 제가 오늘 천벌받을 짓을 했습니다. 제가 그만 준형님이 딸딸이치냐고 해버린 거 아니에요."
예수쟁이들의 표정이 단체로 일그러졌고 특히 그 예수쟁이 표정이 볼만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듯 보였고 억지로 미소지으며 나를 타일렀다.
"신도님. 굳이 직접적으로 그 말을 할 필요가..."
"왜요? 자기 잘못은 분명하게 밝혀야죠. 아! 딸딸이라니. 딸딸이라니. 준형님한테 딸딸이라니."
"이 독사의 자식아."
"너는 지옥에서 평생 이를 갈 것이다."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나는 점점 흥분했다.
"여러분 왜 이렇게 악해요.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 하셨잖아요. 근데 왜 이러지? 아 사이비여서 그런가?"
근데 그 순간 달아오른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목에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자가 들어온 후부터였다.
"당신이 준형님인가요?"
"그렇습니다. 신도님. 저랑 이야기 좀 나누보겠습니까?"
그 대빵 예수쟁이는 정중하게 말했지만, 저 놈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본색을 드러낼 것이다. 그는 의자에 앉으라고 권유했고 나는 다리를 꼬고 앉았다.
"형제님, 저는 모든 인간한테는 신성이란게 있다고 믿습니다. 그건 당신도 마찬가집니다."
"아닙니다. 예수님. 인간은 악합니다. 저도 그렇고 당신도 뭐지 않아 그것이 증명될 것입니다."
"당신의 눈을 보니 독기로 가득차 있군요. 마치 서로 도발을 마치고 링에 오른 복싱선수를 보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예수님을 이길 순 없습니다."
"그 말인 즉슨, 제가 당신을 이길 수 없다는 뜻입니까?"
"정확히는 이기는게 아니라 감화를 시키는 것입니다."
"근데 당신은 딸딸이를 치나요? 제가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요."
"형제님, 저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푸하하. 용서한다고요? 예수님 저는 말입니다, 숭고함을 부르짖는 자를 사탄으로 바꿀 때 희열을 느낍니다."
"흐하하하하하."
준형이 기괴한 웃음소리로 웃었고 준수는 당황했다. '뭐지? 예수쟁이가 저렇게 웃는다고?' 준형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준수를 똑바로 바라봤다.
"형제님. 저는 숭고함을 저주하는 사람이 성령의 은혜로 감화당해 하나님의 모습이 나올 때 희열이 느껴집니다."
"뭐..뭐라고?"
"묶어라."
신도들은 준수를 제압하고 채찍을 가져왔다. 준형은 내 옷을 벗기고 채찍을 휘둘렀다.
"철썩"
"크아아아악. 이 미친 개독세끼가."
"철썩"
"사탄아 굴복해라!"
"경찰이 오면.."
"철썩"
"사탄아 굴복해라!"
"아버지! 저를 용서하소서."
"형제님. 하나님이 느껴지십니까? 제가 말했지 않습니까? 모두한테 신성이 있다고"
"맞습니다. 아버지. 오직 당신 뿐입니다."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준수는 준형의 희열을 참으며 은은하게 띄우는 미소를 볼 수가 있었다. 그 미소는 왠지 나의 것을 닮아있는 거 같았다. 그 생각을 끝으로 의식을 잃은 준수는 청력뿐이었다.
"역시... 인간은 선해."
준수는 그것이 준형의 목소린지 자신을 데릴러 온 사탄의 목소린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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