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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UX 기획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2부. UX 기획자를 위한 AI 실전 활용법

by Rightbrain Lab

1부. AI 시대, UX 기획자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에 이어서



AI를 도구로서 ‘잘’ 활용하기


AI는 창의성에 있어 전자렌지가 요리에 해당하는 존재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허스트(Oisin Hurst)는 AI와 창의성의 관계를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UX기획자에게 ‘요리’는 리서치부터 인사이트 도출, 아이디어 발상, 사용자 시나리오 작성까지 이어지는 업무의 전 과정이라면, AI는 그 과정에서 활용하는 도구로 전자레인지처럼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는 최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AI가 특히 아이디어 발산 단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림 1과 같이 한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Readdy 같은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화면 와이어프레임을 요청해 보았습니다. 그림 1의 화면중간의 ’ 감정곡선’ 기능은 예상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나온 결과물로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마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AD_4nXfL2hCMXMeHsQWGMf7LDurKUwCjQgFLKXtRtHdvf6kX0t1kVimmVWAEiRFCJkcQs_Sy8fDcoJO7g9gza-eFSaAne0NjVMV9iT8ph8L2ntG3PSYukVmgIKtX3inrEMziZUQdhboB?key=aIGgaH-oPuWUYcOHQ6i6QQ 그림 1. ‘데이트 코스 앱’ 프로토타입 테스트 (개인 프로젝트)


이와 관련하여 CHI 2025에 발표된 논문 “Beyond Automation: How UI/UX Designers Perceive AI as a Creative Partner in the Divergent Thinking Stages”에서는 UX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연구하였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AI 도구가 아이디어 도출에 대한 통제감을 높이고, 협업을 촉진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창의성을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AI가 발산적 사고에서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서치 지원 (aiding research)

창의성 발상을 도움 ( kick-starting creativity)

디자인 대안 제시 (generating design alternatives)

프로토타입 탐색을 촉진 (facilitating prototype exploration)


비슷한 맥락에서 페어(Eduardo Feo)의 Medium 글 “Using Generative AI to Improve UX Workflows and Processes”에서 AI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주는 브레인스토밍 파트너라고 언급합니다.


Whether you’re looking for new feature ideas, UX flows, or even color palettes, AI tools can help spark inspiration.

페오(Feo)는 새로운 기능 아이디어, UX 시나리오에서 AI 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AI는 사용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컨셉을 제시해 주는 등 영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AI가 단순히 시간을 줄여주는 자동화 도구를 넘어, 디자이너의 창의적 사고를 더 빠르게, 더 넓게 확장시켜 주는 ‘동료’와 같은 존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은,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 생각과 아이디어 확장을 도울 재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I는 수많은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어떤 맥락이 중요한지,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할지 결정하는 것은 기획자의 몫이라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AI를 진짜 나에게 유용한 도구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프롬프트를 잘 쓰는 능력, 즉 ‘질문을 잘 던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롬프트란 AI에게 어떤 결과물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인데, 단순한 명령 같지만 실제로는 꽤 섬세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나의 의도와 맥락,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고, 대화하듯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프롬프트 능력 키우기 AI와 효과적으로 대화하기


프롬프트를 쓰는 것은 어쩌면 간단한 명령어처럼 너무 쉽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한가 싶기도 하면서 또 정말 원하는 것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연습과 자신만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AI와의 대화가 잘 이어질 때, 원하는 질문과 그에 대한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의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이렇게 써야 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전문가들의 가이드나 실제 좋은 결과물의 프롬프트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에 대해 다양한 자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유용한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충분한 맥락 제공하기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바로 ‘맥락’입니다.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려면, 배경정보, 목적, 원하는 형식 등을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사용자 경험 리서치로 유명한 NNGroup의 케이트 모란(Kate Moran)은 AI for UX 아티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생성 AI 챗봇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으려면 신중하게 프롬프트를 작성하세요.

맥락, 시스템에 요청하는 내용, 수행 방법에 대한 규칙, 그리고 원하는 작업의 예시를 포함하세요.”

-케이트 모란(Kate Moran) (NN/g)


예를 들어,
“30대 UX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AI 도구 활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려고 해. 시간은 30분 정도이고,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된 인터뷰 스크립트를 만들어줘.” 와 같이 구체적인 배경과 목적을 설명해 주면, AI의 답변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아이디어를 도출할 때는 간결하고 단 한 단어로 이루어진 프롬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해석이 AI에게 맡겨지므로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출처 : AI for UX)



2. ChatGPT의 '사용자 지정 지침' 기능 활용하기

반복적으로 같은 스타일이나 문맥을 요구할 때, 사용자 지정 지침(Custom Instructions) 기능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친절하고 간결하게 써줘”라든가, “어린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설명해 줘” 같은 어조와 대상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력해 두면 프롬프트를 매번 길게 쓰지 않아도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나만의 프롬프트 템플릿 쌓기

자주 사용하는 프롬프트 유형을 템플릿 해두면, 나만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고 다양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용자가 만든 우수한 프롬프트를 참고하거나 결과물을 보고 프롬프트를 역추적해보는 것도 좋은 연습입니다.



4.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아도 자산이 되는 과정이라 생각하자.

AI를 활용하는 것이 항상 원하는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대화가 길어지거나, 엉뚱한 답변이 반복되면서 지치기도 합니다.
엉뚱한 대답이 나왔을 때 왜 그랬는지를 분석하는 것도 좋은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맥락이 부족했는지, 표현 방식이 모호했는지 등 문제점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AI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통하는 법을 익히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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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질로 돌아와서 : 핵심은 사람 그리고 창의력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AI가 무엇을 할까’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좀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요. ‘AI가 못하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죠.

저는 이 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AI를 전자레인지에 다시 비유하자면, 무엇을 요리할지, 어떤 재료를 어떻게 조합할지는 기획자의 창의성과 문제 정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창의력이란, 꼭 특별하고 거창한 무언가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것이다.
– 요한 하리(Yohan Hari) “도둑맞은 집중력”중에서

사람, 기술, 그리고 다양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평소에도 꾸준히 관찰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결국 가장 중요한 기본이자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아래 세 가지를 스스로에게 다시 새기고 싶습니다.


AI를 적극 활용하되 의존하지 않기

기획자의 사고와 문제정의 역량을 더욱 키우기

익숙한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기



라이트브레인 가치UX그룹 책임 신현진



P.S.

이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기사나 논문 검색, 영문 번역, 요약과 다듬기 등 여러 단계에서 ChatGPT의 도움을 받았고, 여러 차례의 수정 과정을 거쳤습니다.


1부 바로보기 https://brunch.co.kr/@rightbrain/291



[참고자료]

Beyond Automation: How UI/UX Designers Perceive AI as a Creative Partner in the Divergent Thinking Stages
arXiv, 2024
https://arxiv.org/abs/2501.18778


Using Generative AI to Improve UX Workflows and Processes
Eduardo Feo, 2024
https://medium.com/design-bootcamp/using-generative-ai-to-improve-ux-workflows-and-processes-d06a8799ace8

AI for UX: Getting Started
Kate Moran, Jakob Nielsen – Nielsen Norman Group, 2023.11.03
https://www.nngroup.com/articles/ai-ux-getting-started/

CARE: Structure for Crafting AI Prompts
Kate Moran – Nielsen Norman Group, 2024.05.24
https://www.nngroup.com/articles/careful-prompts/

[단독 인터뷰] 에어비앤비 CEO “모두가 AI 바라볼 때…우린 AI가 대체 못하는 서비스에 집중”
한국경제, 2025.05.18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5180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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