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사무실에 촉촉하게 내려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 돌풍이 불고 있는 요즘.
당 떨어지는 직장인들에게
달달한 간식은 핫이슈이지만,
대란에 합류할 기력은 없다.
그렇게 전설 속,
아니 액정 너머 유니콘 같은
두쫀쿠는
나와는 관계없는,
나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점심시간을 아쉬워하며
다시 컴퓨터 앞에 앉은 어느 오후였다.
서류 더미 속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작은 상자가
살포시 놓여있었다.
'두바이 쫀득 쿠키'
혹여나 못 알아볼까 친절하게 이름표까지
두르고 있었다.
나는 유행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편은 아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기가 쭉 빨리고
기다림을 견딜 체력도 넉넉하지 않다.
인당 개수 제한까지 있다는 소리에
애초에 생각조차 안 했던
그 두쫀쿠가 내게 찾아왔다.
신기하게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심지어 예기치 못한 곳으로부터.
첫 번째 책상 위 두쫀쿠는
디저트 유행에 민감한
팀 동료의 선물이었다.
혼자 먹기엔 아까워
친한 동료를 불러
반을 잘라 나눠 먹었다.
두 번째는,
이번엔 그 동료가
두쫀쿠를 구했는데 내 생각이 나서
나눠먹으려고 가져왔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남편이 직장에서 후배에게 선물로 받았다며
그걸 또 내 생각이 났다며 들고 왔다.
남편은 그 후배의 마음이 고마웠다고 했고,
나는 또 그 남편의 마음이 고마웠다.
손바닥만 한 쿠키 하나를
꼭 두 손으로
소중하게 들게 되는 게 좋았다.
열자마자 퍼지는 코코아 향,
오독오독 씹히는 카다이프면,
고소한 피스타치오와 쫀득한 마시멜로.
떨어진 당이
팍 올라오는 느낌.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는 건 맛보다도
장면들이다.
기다렸을 시간,
나눠 먹자고 들고 온 마음,
그 소중한 두 손.
삭막한 사무실 안에서도
따뜻한 마음들이 오고 간다.
그리고 그 마음은
사막을 걷다 예기치 못하게 건네받은
물 한 컵 같아서
다시 한번 기운을 내게 해준다.
늘 따뜻한 곳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여전히 버겁고, 여전히 냉랭하다.
하지만 이렇게
아주 가느다란 틈 사이로
빛나는 순간들이 있어서
완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다.
내게 두쫀쿠는 달콤한 마음이다.
두쫀쿠를 타고 온 마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