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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araxia Oct 21. 2024

심야 택시 안에서

택시기사, 결코 만만한 직업이 아니다!

2주 동안 업데이트를 하지 못할 정도로 이 일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다.

겨우 100여 일 정도 택시운전을 해놓고선 이런 푸념을 한다는 게 좀 가벼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밤운전이 두려워지고 있다.

특히 택시들이 너무 무섭다.


저녁 11시가 넘어서면 도로는 무법천지가 되는데, 조금 머뭇거리면 뒤에서 빵빵거리기 일쑤고

손님을 태우려고 비상등을 켜고 정차하면 뒤나 옆에서

심할 땐 쌍욕도 시원하게 날려주는 택시기사들이 부비트랩처럼 나타난다.

내가 마치 자신의 손님을 가로채기라고 한 듯이 인상을 쓰면서 말이다.

같은 일을 하면 서로의 고충을 알 텐데도 저러니 나로선 이해가 안 간다.

서울시내는 50km 제한이라 밤에도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거기에다가 신호등도 많은 편이라 차가 없어 뻥 뚫린 도로라고 해도 마냥 달릴 수는 없는데도 

뭐가 그리들 급한지 요리조리 깜빡이 없이 끼어들고 급제동, 급가속이 택시들의 일상이다.


이러다가 제명에 못 가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니... 요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렇다고 급여가 충분한 것도 아니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암튼 세 달 넘게 택시기사를 해보니 결코 만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취객은 덤이고 뒤에 앉아 차선변경까지 친절하게 지시해 주시는 손님도 간혹 있다.

내비게이션대로 목적지에 내려주어도 돌아서 왔다는 둥, 평소보다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둥...

참으로 다양한 손님들을 접하는 것도 큰 스트레스다.


뭔가 직업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것 같다.

야근 후 지친 직장인들을 편안하게 집으로 데려다주고

즐거운 모임에서 한잔하고 편안하게 귀가하는 손님들을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고...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부축해 목적지까지 잘 모셔다 드리는 일,

그런 일이 기도 한데 말이다.


다시 택시드라이버로 이 글을 업데이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월이나 밤공기도 찬데, 10월의 마지막밤에 결정을 내려야 하겠다.

렛츠! 스타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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