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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노우맨 Feb 25. 2024

불면증을 이겨낸 방법 대공개

잠을 강요하지 마세요

불면증으로 지낸 시간


4년 동안 별의별 짓을 다 해봤습니다.

그냥 낮잠을 자기도 했고, 술을 마시기도 했고요.

운동도 했고, 일찍 침대에 누워보기도 하고.



불면증의 시작은 '감정'


불면증은 마음의 압박을 느낄 때 시작됩니다.

'감정'이랑 관련이 매우 깊어요.


 연인과 헤어졌을 때

공부나 일 때문에 압박감에 시달릴 때

감정적으로 화나서 해결이 안 될 때


이런 일들은 대체로 복잡하게 엉켜있습니다.

왜 잠이 안 오는지는 명확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해결되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잠도 못 자는 거겠죠.


걱정거리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 경우는

 그 걱정 자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절대 방법이 없습니다.


최대한 그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아 난 이런 사람이구나,

앞으로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구나.

시간을 충분히 보내야하고

혹은 주변을 통해 위로받아야 합니다.


제가 오늘 말하고 싶은 불면증은

걱정이 없는데도

잠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걱정이 없는데 왜 잠이 안올까


시간이 지나 결국 압박감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아주 큰 문제가 남았습니다.

그건 바로 습관.


저는 항상 뭔가를 생각하는 습관이 있어요.

자기 직전까지도!


그리고 한 달 이상 불면증을 지속하면서

은연중에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이야.'

불면증 자체에 익숙해지게 되는 것이죠.



잠 루틴 만들기

저는 술을 마시고

몸을 힘들게 해서 잠들려고 했습니다.

내일 회사에서 또 일을 해야 하니까.

나에게 압박을 주는 업무로부터

체력적으로 버텨내기 위해 제발 잠들어! 라고

스스로 더 압박하는 방식이었던 거죠.


걱정거리는 다 해결되었음에도

불면증 그 자체가 생활 습관이 되어버린 경우.

써야 하는 방법이 바로 잠 루틴 만들기입니다.



잠 루틴의 포인트는 단순 반복이 아니다

연예인 홍진경 님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남한테 보이는 명품이나 그런 것보다도

내가 늘 베고 자는 베개의 그 면,

내가 늘 입을 대고 마시는 컵의 디자인.

이런 것들로 채워나가다 보면

그게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된다.

내가 내 이름을 걸고 하는 모든 일을

정말 예쁘고 퀄리티 있게 잘하게 된다.‘


여기서 감 잡으신 분들이 있을 텐데,

잠 루틴의 포인트는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잔뜩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잠 루틴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잠 루틴은 억지로 나를 재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촉감, 향기 등으로 주변을 채우고

편안함에 이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수노우맨의 잠루틴 소개


제 루틴을 이제 설명해 볼 건데요.

아주 주관적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제 루틴은 전부 제가 편안함을 느끼는 것 들입니다.


(1) 퇴근 후 운동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퇴근 후 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운동을 다녀오면 정신이 너무 말짱한 상태였거든요.

게다가 시간이 모자라 놀고 싶은 마음에

새벽 1시까지 유튜브도 보고요.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강박이 없어졌고

침대에 누워서 충분히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죠.

놀고 싶다는 아쉬움이 없어지니

잠을 더 빨리 잘 수 있었어요.


당분간은 이 루틴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2) 미리 전기장판을 켜서 잠자리를 따뜻하게

전 몸이 찬 편이라 전기장판 없이는 잠들지 못해요.

그런데 보통 이불에 막 들어가면 좀 차갑잖아요?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미리 장판을 켜놓고

딱 들어가면 따뜻한 상태를 만들어 놓습니다.


(3) 잠 잘 오게 하는 멜라토닌을 한 알 먹습니다.

멜라토닌은 호르몬제 입니다.

효과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 머리가 과학적 효과는 알고 있기 때문에

몸을 준비시키려고 루틴에 넣었습니다.


1시간 전에 먹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바로 먹습니다.


(4)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합니다.

안 씻고 있으면 침대에 들어가는 시간도 늦어지고

하루가 끝나는 느낌이 들지 않지요?

집에 오자마자 따뜻하게 샤워를 하고 옵니다.



(5)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바로 양치한다

너무 배가 고프면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전 과하지 않은 선에서 좀 먹어줍니다.

요구르트나 바나나, 사과, 초콜릿 이런 것들이요.


정 먹고 싶으면 약간 과한 것도 그냥 조금 먹어줘요.

떡볶이, 빵, 죽이나 스프, 튀김류 같은 것들도요.

단 커피 제외!!!

그리고 바로! 이를 닦습니다.

(뒹굴대며 잠드는 시간을 늦추지 않기 위해)


(6) 얼굴에 마스크, 입술에 민트 립밤


전 생각하는 습관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고 했지요?


마스크팩의 차가운 촉감,

민트 립밤의 알싸한 촉감.

이게 생각보다 참 효과적입니다!

그러니까 생각을 감각으로 바꿔주는 효과인거에요.


피곤한 몸 상태에서

그걸 느끼고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잠이 잘 들게 됩니다.

다음날 피부가 좋아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7) 편안함을 주는 영화를 틀어놓고 귀로 듣기

보통 뭘 보지 말라고들 하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 틀면 생각이 많아져요.


디즈니 만화라던가, 강아지 유튜브 등

제가 편안하게 느끼는 콘텐츠를 틀어놓습니다.


그런데 귀로만 들어야 해요.

눈부심이 있으면 번쩍거림에 또 깨거든요.

전 더빙하지 않은 디즈니 만화를 많이 틀어놔요.

(못 알아듣는 영어, 음악의 느낌만 느끼기!)


(8) 빨래향 나는 이불 껴안기

향기가 좋으면 또 그걸 맡으면서 잠들기 좋거든요.

잠옷과 이불을 늘 깨끗하게 빨래해 놓고

보드라운 촉감의 이불을 포근하게 껴안습니다.


계속해서 민트 립밤의 알싸함도 느껴봅니다.



(9) 바로 잠이 들지 않을 때는 하고 싶은 걸 한다

저는 책 읽고 다이어리 쓰는 걸 좋아합니다.

제 불면증 루틴의 포인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 하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잠이 들 때까지 조금 더 시간을 주고 기다려줍니다!



퇴근 후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거냐


네,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집에 오면 잠들 준비만 하세요.


아무것도 안하고 밥먹고 샤워하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그냥 충분히 가지세요.


그리고 불면증이 해결되면!

그 때부터 다시 루틴을 점검해보세요.

어떤 일도 잠을 제대로 못자면서

해낼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정 해야할 일이 있으면

그게 운동이든, 투자가 되었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세요.

훨씬 맑은 정신으로 집중할 수 있거든요.


중요한 일 일수록

모두 장기적인 습관, 든든한 체력으로 만들어집니다.

일단은 나를 먼저 사랑하고 챙겨주세요.



평화롭게 잠든다는 것


정말 이번에도 느껴요.

사람마다 이겨내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요.


불면증 관련 글을 보면

운동을 해라, 잠들기 전 먹지 말라

이런저런 내용이 많지만

결국 저한테는 맞지 않는 방법이었어요.


퇴근하고 나면 이불속에 무조건 들어가서 뻗기 위해

저는 가장 제가 좋아하는 것을

잠들기 전에 듬뿍듬뿍해줍니다.


평화롭게 잠든다는 건

정말 사람마다 모두 다를 거예요.

잠들기 전 내가 뭘 하면 가장 기분 좋을지

날 얼마나 아낄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자신만의 루틴을 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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