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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화 Nov 05. 2024

나를 믿어주는 사람의 힘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최근에 역경극복수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소식을 알게 된 지인이 카톡을 보냈다.




2024 대한민국 지식문화대전

역경극복수기 공모전


저자:

강경아,김영희,임광숙,안현숙,강신영,김준희,홍성화,김현임,이우자,윤지원,강화정,이서미,김기덕(13명)


출판: 한국지식문화원

발매: 2024.10.04




4년째 나의 블로그를 꾸준히 찾아와 주는 ○○엄마는

내가 평생 고마워해야 할 사람이다.

블로그 이웃이기 전에 우리는 '급성 백혈병'을 이겨낸 아이들의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백혈병 자체만으로도 고통이고 역경인데 그 고통 가운데 더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일이 우리에게 있었다.

스케줄대로 치료를 잘 받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재발'했다면서 당장 입원을 하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지금도 의아하지만 나는 입원을 거부하고 일단 집으로 갔다.

한동안 폭풍이 휘몰아쳤다.

물불 가리지 않고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

'재발'이 아님을 밝혀내는데 ○○엄마가 실마리를 던져주었고 난 그것을 제대로 낚았다. 그래서 나와 막내는 병원에 휘둘리지 않고 '재발'이 아님을 밝혀냈고 표준 스케줄대로 항암치료를 끝낼 수 있었다.

○○엄마 덕분에 막내가 살아났다. 완치도 되었다. 그 이야기의 핵심이 2024 대한민국 지식문화대전

역경극복수기 공모전에 담겨있다.


누구나 건강하기를 바라고 혹 아프더라도 완전히 낫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숱하게 많음을 병원을 다니면서 똑똑히 보았다.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치료의 최전방에서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지를 공부했고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았다.

나와 막내는 투병기간 내내
강철 멘탈로 살았다.
불운한 기운이 우리에게 가까이 올 틈을
주지 않았다.
설령 가까이 왔다 해도
바로 튕겨져 나갔을 것이다.


항암제는 효과만큼이나 독성도 강해서 누구나 부작용을 겪기 마련이다. 따라서 암환자는 이 부작용을 잘 다스려야만 치료가 끝난 후에도 인간다운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

○○가 항암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던 때가 있었다.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을 먹였지만 효과를 계속 못 보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막내에게 먹이고 있던 글리코영양소를 알려주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속는 셈 치고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먹여보려고 했다.

○○엄마도 선뜻 믿기 어려워했지만 끝내 ○○를 위해 먹였고 부작용이 사라졌다.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설사가 멈췄고 탈수도 멈췄다. 점점 장이 안정되었다.


나는 글리코영양소를 알려준 것뿐인데 ○○엄마는 지금도 여전히 ○○가 나은 것을 내 덕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렇게 가까워졌다. 병원에 가는 날짜도 다르고 우리도 셋, ○○네도 셋! 조용할 날 없이 하루하루를 복닥거리며 사느라 만나지는 못한다. 그럴 여유가 우리에게는 부족한 때다. 그렇지만 일기처럼 올리는 나의 블로그를 ○○엄마가 자주 보고, 가끔씩 톡과 전화로도 연락을 하고 지내기에 자주 만나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어떻게 20만 원씩이나 보낼 생각을 다했는지... 장려상이라 비록 상금은 없지만 종이책으로 나온다기에 난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책이 발행된다는 특전 한 가지만으로도 더 바랄 게 없었다. 진심이었다. 그랬는데 ○○엄마가 상금이라며 보내준 금일봉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었다.

시부모님 떡방앗간에서 추석 전날 대목 장사를 하고 있었고 무심결에 본 톡이라 눈을 비비고 다시 볼만큼 놀랐다. 손님들 앞에서 순간 울컥했고 엉엉 울뻔했다.


4년 동안 블로그를 써오면서 글 구석구석에 진심이 배지 않은 곳이 없었다.

글쓰기 연습을 위해 시작한 블로그지만 나를 갈아 넣을 만큼 온 마음을 다해 써온 글이다. 정보를 위한 글이든, 소소한 일상을 그리는 글이든, 길든 짧든 대충대충 쓴 글은 단 하나도 없다.

돈과 바꿀 수 없는 나만의 글이다.


유명한 사람들의 성공이나 결과물에 비하면 내것은 지극히 사소하고 미미하지만 그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내 인생은 소중하다. 나는 나니까.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고 즐기면서 해오는 것들이니까 그 자체로 너무너무 좋다.

소소하게 일상을 그려나가면서 말한 것을 행동에 옮기고 그것을 결과로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높이 사준 ○○엄마에게 고맙고 고맙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를 뼛속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는 그런 사람을 가졌다고 감히 말해본다. 내가 ○○엄마에게 그런 존재이고 ○○엄마도 나에게 그런 존재다. 뭘 바라지 않아도 그냥 내 것을 아낌없이 주고 싶은 사람이 ○○엄마다. 무엇을 기대하지 않고 계산하지 않고 그냥 주고 싶은 사람이 몇 있는데 그런 사람 중 ○○엄마가 있다. 내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람도 ○○엄마다.


내 꿈은 누군가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머리를 굴려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은 첫 번째가 책이고 두 번째가 사람다운 사람과의 소통이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나 자신의 역량이 커져야겠기에 노력하는 것이고 그 노력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다.

노력은 복리라 쌓일수록 커진다는 말을 믿는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나를 진실로 믿어주는 ○○엄마와 몇 안 되는 찐 친구들,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극소소의 지인들 덕분에 나는 멈추지 않고 앞으로 가고 있다.


건강한 몸을 지켜내고 올바른 정신을 갖고 오늘도 한 발짝씩 뗀다.


고맙고 고마워서, 감사하고 감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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