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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로키 Feb 26. 2021

샌드위치 비법 소스 이 것 하나로 맛이 달라질 줄이야

크로와상 샌드위치

나는 혼밥을 즐기는 편이었다. 대학교 수업이 끝나고 시간을 쪼개서 수험 공부를 하다 보니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고, 8개월 이상의 긴 호흡으로 공부하느라 친구들과 만나서 노는 것은 분기별 행사였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고 천천히 맛을 느끼며 먹어서 그런지 미각이 특별히 발달되었다고 생각은 안 했지만 이상하게 음식에 들어간 재료 맛을 잘 발견했다. 특히, 이 음식에 이것이? 생각지도 못한 재료 맛이 나면 사장님께 적잖이 성가시게 질문조차도 마다하지 않았다.

" 나 : 어머나! 이 열무국수에 땅콩이 들어갔는지 엄청 고소해요~ "

" 사장님 : 귀신이네? 열무 담을 때 아주 조금 넣었는데 그걸 어찌 알까? 그게 우리 집 열무국수 맛 비밀이야!"

한 번은 회식으로 갔던 간장새우 집에서 선배 한 명이 여기 짜파게티 맛이 기가 막히다는 거였다.

혹시 맛의 비결이 되는 재료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혼자 찬찬히 음미하며 먹어보았다.

" 나 : 어? 여기 짜파게티에서 수프 맛 안 느껴져요? 오뚜* 수프 가루가 살짝 들어간 것 같은데? "

회식 자리였고 가게 아르바이트생들만 보였기에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동료들과 집에 가는 길에 24시간 마트에 들려 짜파게티와 수프 한 봉지씩 손에 들고 집에 갔던 기억이 난다.

우리 부부는 평일에는 서로 느긋하게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없다. 남편은 대학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보고 연구도 하느라 평일에는 늦게 집에 오고, 나 역시도 본업 외 딴짓들로 자칭 세 집 살림 중으로 평일은 여유가 없다. 그런 우리가 유일하게 집에서 겸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말 브런치를 먹는 시간이다. 집에서 즐긴 브런치 메뉴 중에서 " 이 집 브런치 맛집이네 "를 외치며 집에서 가장 즐겨먹었던 메뉴가 크로와상 샌드위치이다. 나는 크로와상 샌드위치만큼은 우리집이 맛집이라 자부하는 데 그건 비법 소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혼밥을 즐기던 그 시절에 발견한 재료이다. 내가 공부하던 대학교 정문 앞에 매일 새벽 5시에 오픈하시는 토스트 푸드트럭이 있었다. 뜨끈뜨끈하게 그 앞에서 바로 만들어주시는 토스트가 너무 맛있었다. 특히 계란 안에 옥수수도 톡톡 씹히고 야채들도 아삭하고 무엇보다 향이 좋았는데, 아무래도 여기에 카레가루가 들어간 느낌이었다. 사장님한테 여쭈어보니 신기해하면서 카레가루를 조금 넣어준다고 하셨다. 그 말을 기억하고 언젠가 꼭 해봐야지 했는데 결혼하고 요리하면서 길거리 토스트 만들 때 계란물에 넣어주니 역시나 맛이 더 좋았다.

얼마 전 크로와상 샌드위치의 소스를 만들다 토스트 계란물에 넣었던 카레가루가 생각나 이번에는 대신 강황가루를 살짝 넣어주었더니 역시나 세상 맛있는 크로와상 샌드위치여서 브런치 기록을 남겨본다.

( 재료 : 2인분 )

Ingredients - Quantity

크로와상 - 2 개

와일드 루꼴라 - 2 줌

슬라이스 햄 - 4장

[ 스크램블 에그 재료 ]

계란 - 3 개

마요네즈 - 1 T (생략 가능)

소금 - 약간

[ 소스 재료 ]

강황가루 - 1/2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