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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맘 Sep 01. 2020

엄마가 되어보니 진짜 워킹맘의 모습이 보이다.

결혼 전에는 몰랐던 워킹맘의 마음....

나는 결혼하기 전에 어린이집 교사였다.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워킹맘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끼기 시작했다.






/


어린이집에서 근무했을 때의 일이다.

어린이집 문 여는 시간은 7시 30분.

문을 열자마자 두 남매의 엄마 아빠가 차에서 내려 

뒷좌석에서 아직 잠이 덜 깬 듯한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집으로 향해온다. 



그때 나는 미혼이었고 그냥 정말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학부모라고만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는 아이들이 아침을 못 먹었다고 

도시락을 건네주면서 아이들이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부탁을 한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어린이집으로 들어가 

두 아이가 도시락을 먹을 수 있게 챙겨주었다. 


그 당시에는 두 아이의 엄마 아빠는 보이지 않았고

그저 두 남매만 안쓰러워 보였다. 



졸릿듯 잠이 덜 깬 체 두 눈을 비비며 

밥을 먹는 두 남매의 모습만 보였다. 



/




그리고 어린이집에는 결혼을 한 선생님과 

결혼을 하지 않은 선생님이 있었다.


결혼을 한 선생님은 9시까지 출근에 당직을 하지 않았다.  


미혼 선생님은 8시 30분 출근에 

아침 당직이 있는 날은 7시 30분까지 출근을 하였다.


아침 당직인 절대 늦으면 안 되기 때문에 부담감도 크다. 

어린이집 문을 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 미혼인 선생님들만 아침 당직을 하고

일찍 출근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왜 결혼하지 않았다고 이렇게 해야 하는지...... )





결혼한 선생님들은 이야기한다. 


"선생님들은 결혼을 안 해봐서 엄마가 얼마나 바쁜지 모른다고... 

아침에 가족들 밥도 차려줘야 하고 일 끝나고 집에 가면 집안일도 해야 해 " 


그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머릿속에서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구나'라고 이해를 했다. 




/




하지만 내가 두 아이를 키워보니 

정말 워킹맘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워킹맘의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워킹맘을 선택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위에서 이야기했던 두 남매의 엄마의 마음을 

지금은 조금이나마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니까......


잠들어 있는 두 아이를 깨워 차에 태울 때의 그 미안한 마음...

그리고 아침도 못 먹이고 아침 일찍 회사를 가야 하기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엄마의 마음....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 현실 사이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하였을 것 같다.




/




같이 근무했던 결혼한 선생님들의 마음도 

이제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한다. 



아침에 가족들 밥을 챙기고 자신의 출근 준비도 해야 하며 

정말 바쁜 아침을 보내고 일터로 나온 선생님들. 



퇴근길에는 가족들에게 맛있게 해 줄 반찬을 사서 

제2의 일터로 돌아갈 것이다.

집에 들어가면 가족들 챙기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주말에도 또 열심히 집안일을 했을 것이다. 


엄마는 24시간이 모자란다는 말을 지금 내가 

실감하고 있으니까... 


/




내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살림을 해보니 

진짜 워킹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의 마음도 생각해본다.


/




커리우먼하면 생각나는 느낌은 멋진 여성이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그런 여성.



하지만 커리우먼보다 더 멋진 여성은 

워킹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워킹맘은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도 챙기는 

정말 진정한 슈퍼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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