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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 May 26. 2021

엄마와 아빠

  대중가수 성시경의 신보가 며칠 전 세상에 나왔습니다. 개중에 눈에, 아니 귀에 띄는 새 노래가 있어 소개합니다. 날 밝은 지금보다 어스름 즈음에 들어보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제목이 “Mom & dad”입니다. 여성 뮤지션 그룹 ‘바버렛츠’의 유능한 싱어송 라이터인 안신애의 자작곡이며 본인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한 사람이 연인을 만나 부모의 못다 한 사랑을 이어간다는 노랫말입니다. 가수 성시경은 이 노래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우선 무척이나 신선했답니다. 노랫말과 작곡의 배경을 듣고 나서는 이런 노래도 세상에 하나쯤 있어야 된다 싶어 앨범에 수록했다고 합니다.

  요즘 귀가 후 생전 마다하던 뜀박질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거칠어지는 호흡에 섞어 이 노래를 처음 들었습니다. 상상도 못한 가사의 전개와 농밀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적잖이 충격받았습니다. “우리 엄마아빠 서로 처음 만나 사랑해 내가 있는 것처럼.. 비록 엄마아빠는 헤어졌지만 그들의 마음 나에게 남아..”하는 대목에서 저절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40대 중년 아저씨가 앙상한 다리로 겨우 달리며 ‘달려라 하니’처럼 눈물 글썽이는 장면은 잠깐 떠올려도 꼴사납긴 합니다.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고,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지만 거기 엄연히 존재하는, 알고 보면 비슷한 처지인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연대와 위로가 아주 어려운 일이 되지 않기를 앙망합니다.

* 저희 부모님은 몇 번씩이나 갈라설 위기를 겪으셨으나 저와 제 동생의 존재로 두 분 모두 칠순을 넘기신 지금까지 해로하고 계십니다. 저와 저의 처 역시 하나뿐인 여식 덕분에 아직까지는 서로 의지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

** 추천해드린 노래의 현악 반주가 아주 예술입니다. 첼로인지 콘트라베이스인지 모르겠으나 도입부부터 아득하고 아련합니다. 꼭 한 번 노랫말을 곱씹으시며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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