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짱 Oct 09. 2022

IB 학교 추진 계획서에 대한 단상

지난 주 IB학교 추진 계획서 공문이 학교로 내려왔다. 살펴보니 기초, 예비학교를 거쳐 인증학교가 되기까지 3년 이상이 걸릴 것 같다. 공문 내용에 대학 수시 입시에 관해 IB학교와 연결시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IB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대학 수시로 진학할 수 밖에 없으니 그럴것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보수 정권은 더 정시를 늘리면서 수능을 강조하는데 보수 교육감은 수시를 강조하다니 세상 참 요지경이다.


공문이 내려오니 갈등이 생기는 학교가 나타나고 있다. 교장은 그동안 혁신학교에서 했던 교육과정, 평가와 차이가 없으니 예산도 많이 받을 수 있는 IB학교를 신청하자고 하는 반면 교사들은 혁신교육을 그대로 잘 이어가면 될 일이지 뭐하러 다른 나라에 돈을 퍼주고 계속 연수를 받으면서 다 뒤짚으면서 해야 하느냐면서 반대하는 것 같다. 그 학교는 한동안 갈등을 겪을 것 같다.


학교들마다 사정이 복잡해 지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유명한 혁신학교는 교육과정 재구성, 백워드 교육과정을 많이 연구하고 실천해 왔고 IB 교육과정도 공부한 터라 이번에 제대로 IB학교를 하겠다고 신청하였다. 또 다른 혁신학교는 혁신학교 재지정을 하지 않으니 학교 발전을 위해 할 수 없이 IB학교를 해야 겠다고 했다. 다만 혁신학교 원리에 맞추어서 하면 되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혁신학교를 지우고 IB를 할 게 아니라 혁신고등학교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그걸 극복하기 위해 혁신학교들에게 IB교육과정까지 도입해 보라고 권하면서 지원했다면 훨씬 더 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아쉽다.


제주 IB 기초 학교를 방문해서 느낀 점은 혁신학교와 비슷한 교육과정이라 외국에 돈까지 주면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IB 초중학교는 교육과정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프레임워크이므로 프레임워크 구성을 벤치마킹해서 좀 더 탄탄히 교육과정을 구성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교육청과 상관없이 앞으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학교 개혁 운동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니 혁신학교라는 정책명은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혁신교육을 자발적으로 지속하고자 하는 학교들이 강력한 연대체를 만들고 그동안 실천해 온 교육과정, 수업을 좀 더 발전시키고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로 만들어 쉽게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실천의 모범을 보고 배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혁신교육을 하는 학교와 교사들이 점차 늘어나게 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게 처음에는 교육청보다 약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굳게 이어가다 보면 그 힘은 교육청의 정책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경기도교육감직인수위원회 백서 비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