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목적지를 향해 간다는 점에서 인생은 여행과 닮았다. 그러나 그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아무리 잘 짜놓은 계획이라 하더라도 예기치 않은 상황과 환경의 변화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이번 여행이 그러했다. 계획대로, 생각대로 된 것이 거의 없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조식을 먹고 있는 중에 발생했다. 리셉션 직원이 다가오더니 무언가 확실한 전달이 필요했는지 메모 한 장을 건네주고 간다. 해맑은 미소와 함께.
번역기를 돌린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4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배에 몸을 싣고, 다시 버스를 타고 섬으로 들어왔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던가.
우리 인생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너무나 많다. 아니 우리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어쩌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인생의 여정일지도 모른다.
계획대로 되지 않고 불완전한 여정이지만 그 길 위에서 보고, 만나고, 느끼며, 스쳐가는 시간은 설렘과 흥분으로 다가온다. 그 시간이 모여 온전해진다. 완전하지 않은 삶은 그렇게 완성되어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