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리우스 Mar 12. 2024

새벽예배

The grace of Jesus christ



새벽예배를 출석한 지 20년이 넘었다. 


2003년 원주국군병원에 있는 교회에서 새벽예배를 시작했다. 그때는 기도를 하고 싶었다. 나에게 언제부터 신앙을 갖게 되었냐고 물어보면 군 병원에 입원했을 때라고 말한다. 무릎을 다쳐서 국군철정병원에서 원주국군병원으로 이송된 후 어두침침하고 동굴 같은 병원복도를 지나가는데 공포가 밀려왔다. 상병 6호봉 때여서 계급도 높은 편이었는데도 군의료시설이 낯설고 무서웠다. 그때 마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기 시작했다.


국군병원 병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병원의 병실이 아니다. 거대한 강당에 100여 명 가까운 군인들의 침상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외과, 내과, 정형외과 모두 모여있다. 당시 장교들이 치질병사를 마후라 환자라고 불렀는데 이해를 못 하다가 전역 후에야 마후라가 자동차의 배기통 머플러이며 항문을 배기통에 빗대어 표현한 것을 알았다. 


원주국군병원 안에는 교회가 있었는데 새벽예배, 수요예배가 있었다. 함께 예배드리는 크리스천 전우들이 있었는데 우린 함께 새벽예배도 가고 수요예배도 갔다. 신앙생활 초기부터 참석했던 새벽예배를 전역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드리고 있다. 물론 빼먹은 적도 많고 지각도 많이 하지만 새벽예배는 내 신앙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다. 




신앙적인 영역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세상일과 교회일이 다른 점은 세상일은 갈 때는 즐겁지만 올 때는 힘들고 지친다. 그런데 교회일은 반대로 갈 때는 힘들지만 올 때는 즐겁다. 신기하고 신비롭다. 5시 30분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해 5시에 일어나는 건 20년이 지나도 힘든 일이다. 그런데 예배를 끝나고 교회를 나설 때 느끼는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힘이 있다. 나는 새벽예배를 안 드린 날은 우울할 정도라서 새벽예배가 일상의 중심이다. 


새벽예배를 드리면 우선 일찍 자게 된다. 아무리 늦어도 12시 전에는 반드시 자야 한다. 누군가 전재산과 바꾼 교훈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잘 모르는 사람과 동행하지 마라.  둘째는 기억이 안 난다. 셋째는 밤에는 절대로 싸우지 말라.  아무리 화가 나도 밤에는 잠을 자라는 말이다. 온 세상이 까매지는 것도 잠을 잘 자라는 창조주의 섭리가 있을 것이다. 섭리와 순리를 역행하면 고생이 뒤따르지 않는가?




새벽예배는 나에게 앵커포인트와 갔다. 내 인생이 표류하지 않도록 하는 소중한 인생의 장치이다. 

무엇보다 새벽예배를 갈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이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시편 46:5

God is within her, she will not fall; God will help her at break of day. Psalms 46:5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슬로프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