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SNS에 운동 인증을 하였다. 마음은 걷고 싶은데 춥다 추워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긴 허전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 카톡 오픈채팅방 중 글도 쓰고 운동인증을 하는 방에 속해있다. 다른 작가님이 빅씨스영상으로 운동하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한번 따라 해 봐야지 하고 있었다. 그날이 오늘이었다. 제일 먼저 뜨는 영상을 클릭했다. 30분, 좀 길긴 한데 밖에서 30분 걷는 거는 일도 아닌데 추운 거보다는 낫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럴 줄 몰랐지. 영상 속에 언니는 평온하고 흔들림이 없다. 힘든 내색도 없다. 나만 헉헉거리면서 따라가기 바빴다. 양팔을 쭉쭉 뻗는 동작은 노래를 들으면서 하니 신이 나기도 했다. 다리를 구부리면서 옆으로 갔다 돌아오는 것은 다음 날 곡소리의 주범이 되었다. 누워서 복근을 쥐어짜고 또 일어나란다.쉬는 시간도 거의 안 주고 혼을 쏙 빼놓았다.
한 박자 쉬더라도 따라가려고 했다. 팔이 떨리고 다리도 휘청거렸다. 한 동작에 힘을 주어 버텨나갔다. 평소 쓰지 않는 근육들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얼굴이 뜨거워지고 땀방울이 맺혔다. 마지막에 플랭크 40초를 하는데 따로 플랭크 100일 도전을 하고 있어서 40초는 쉬웠다. 그래도 하던 건 해야지. 영상이 끝난 후 원래 하던 1분 55초 플랭크를 추가로 하였다.(나 지금 떨고 있니, 많이 떨었다)
드디어 끝이 났다. 이걸 해냈네. 할 땐 힘들었는데 땀도 나고 막 뿌듯하다. 오랜만에 몸 구석구석 근육세포들이 살아 움직였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데 다리가 절로 구부러진다. 이러다 내년이 오기도 전에 아무도 없는데서 세배를 할 뻔했다. 내일도 할 수 있으려나미리 걱정되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는데 팔과 다리 엉덩이 근육이 나 여기 있다며 마중 나와 존재를 드러낸다.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 겨드랑이가 당긴다. 출근해서 움직이는데 동작이 재바르지 못하다. 뜸뜨려고 앉으려 하면 의자에 앉아있는 어르신보다 내가 더 곡소리가 나오는 걸 겨우 참았다.
점심시간 늘 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간다. 한 칸씩 오를 때마다 알이 베긴 다리와 허벅지가 천천히 오르라고 성을 낸다. 평소 두 팔 벌려 스트레칭도 하고 걷기도 하는데 역시 안 하던 동작은 몸의 상태가 확연히 드러난다.
하루 종일 내 몸속의 근육들과 대면하는 순간이었다. 열심히 했다는 증거다. 허투루 하지 않았다. 빅씨스 언니를 다시 만나야 하는데 약속시간을 미루고 싶어 진다. 그러기엔 겨우 수면 위로 올린 근육들을 다시 숨기고 싶지 않다. 그들이 잠수 타기 전에 빅씨스 언니와의 만남을 성사시켜야겠다. 다음엔 좀 짧게 자주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