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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Aug 15. 2023

한여름에 내리는 눈


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던 8월 초

몸과 마음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폭주하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며

지난 세월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우리란 존재도

시간의 결과물이기 때문일까


너와 내가 아닌

관계의 유동성만눈앞에서 출렁거렸다


그동안 내뱉었던 수많은 말들이

여기저기 더미로 쌓였는데

왜 작은 육신만을 전부라고 여겼을까


시공간이 멈춰 서면

우리는 그저 배경에 불과했다


그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데

날마다 권력자로 살고자 했었다


주홍커튼을 찢고 칼을 들이댄 너


그 순간

열기는 사라졌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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