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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우리 Sep 07. 2023

서울대와 하버드의 공통점은?

초등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

 옆집 아이가 하버드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 거 같은가? 우와~ 하며 입이 떡 벌어질 것이다. 우리 아이 친구가 서울대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배가 싸하게 아파올 것이다. 그 이유는 하버드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명문대이며, 서울대는 우리나라에서 워너비 대학으로 인정받는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 두 학교의 공통점은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명문대라는 것뿐일까? 아니다. 이 두 학교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입학과 함께 글쓰기를 가르친다는 점이다. 하버드는 1987년부터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하버드에 입학하면 글쓰기 과정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글쓰기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는 2018년부터 글쓰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교양교육 과정 공통 필수로 대학 글쓰기 1, 대학 글쓰기 2로 나누어 교육하고 있다. 대학 글쓰기 1 과정에는 윤리적으로 문제없는 글쓰기,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찾아 글을 쓰는 전반적인 과정을 배운다. 대학 글쓰기 2 과정에스는 인문학 글쓰기, 사회과학글쓰기, 과학기술글쓰기로 세분화해서 배운다. 이 과정에서는 창의성, 비판적 사고와 논증에 기반을 둔 학술적인 글쓰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참고 : 서울대학교 기초 교육원>

 그럼 서울대에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가르치게 된 이유가 뭘까? 서울대학교에서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취도 평가를 실시한다. 이번 2023학년도 글쓰기 시험에서 32%가 'Ⅰ' 수준을 받았다. 서울대 글쓰기 평가는 Ⅰ,Ⅱ,Ⅲ 단계로 나뉜다. Ⅰ단계가 낮은 점수이고, Ⅲ단계가 높은 점수가 된다.


서울대 글쓰기 평가 기준은 무엇일까?

- 적절하고 명료한 문장

- 적절한 근거

- 풍부한 근거

- 참신한 아이디어

- 예상되는 반론 고려

- 자연스러운 글쓰기

- 완결된 문단 구죠

- 정확한 문장과 적절한 어휘

- 맞춤법과 띄어쓰기


 이러한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2023년 신입생 32%의 친구들의 글은 일관성이나 명료성이 부족하고 글에서 제시한 근거에 적절한 것과 부적절한 것이 섞여 있다는 평이었다. 이런 Ⅰ단계의 친구들이 전년도에 비해서 6%가 늘어났다는 것에 걱정스러움이 더해졌다.

 그럼 현시대는 왜 입시를 위해 죽도록 공부해 온 아이들에게서 글쓰기를 보려고 하는 것일까? 이에 최윤연 서울대 기초 교육원장은 "하버드대 졸업생에게 물어보면 학교에서 배운 가장 유용한 것으로 글쓰기를 꼽는다. 문과든 이과든 글쓰기는 모든 학문의 기초지만 한국 학생은 입시에 몰두하다 보니 충분히 글쓰기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잇는 처지이다. 아무리 인공지능 시대가 됐지만 글쓰기 능력은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필수이기에 학생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간에 글쓰기는 필수 능력이다.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라는 책에는 하버드에서 신입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탁월한 설득력을 지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설득이 가능한 사고, 즉 융합적인 사고력을 계발해야 하며 이런 고차원적의 사고는 글쓰기로 기를 수 있다. 훌륭한 생각에는 훌륭한 글쓰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글쓰기와 사고력은 떼려야 뗄 수 없다."라고 말한다. 즉 이 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글쓰기를 통해 종합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대학교의 글쓰기 수업으로도 알 수 있다. MIT에서도 글쓰기 1.2단계 수업을 통과해야 하며, 글쓰기 센터가 있어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원해 준다. 스탠퍼드 대학에서도 글쓰기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 옥스퍼드에서는 튜토리얼 수업으로 에세이를 작성한다.


 이처럼 하버드 대학교, 서울대학교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학교에서 글쓰기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오래전부터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적인 명문대에서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그 문제점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초중고 12년 동안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점으로는 유튜브 등 영상 매체에 익숙하고 활자 매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변화로 인해 글쓰기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견해를  표하며 글쓰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글쓰기 능력이나 종합적 사고력은 족집게 과외처럼 단 시간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 때부터 종합적 사고력과 글쓰기를 천천히 배워가야 한다. 종합적 사고력과 글쓰기가 곧 세계적인 명문대학교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기초학문이며, 리더의 자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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