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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선 Aug 26. 2020

금융 문맹으로 키우면 일어나는 끔찍한 일

내 아이만큼은 금융문맹자가 되지 않도록.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매년 실시하는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결과는 참담하기만 합니다. 늘 OECD 평균 미달이기 때문이죠. 금융이해력(Financial Literacy)이란 금융 지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능력을 말합니다. 금융 지식, 금융 행위, 금융 태도로 나누어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금융 행위와 태도 점수가 더 취약하다고 합니다. 특히 청년층과 노년층, 사회 빈곤층에서 금융이해력은 더 낮게 나오고 있으니 부익부 빈익빈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맹을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라고 말한 앨런 그린스펀(前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가 않게 느껴집니다. 예전 우리 조부모님 세대에서는 문맹이 되면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정말 열심히도 글을 배우고자 하셨고 그때 못 배운 분들은 지금도 평생 한으로 맺혀 있습니다. 내가 지금 못 사는 건 그때 글을 못 배워서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으신거죠.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떤가요. 그보다 더 무섭다는 금융 문맹에 대해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혹시, “가난은 대물림 된다”라는 말은 와 닿으시나요. 

저는 이 말이 정말 와 닿았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문제없이 대학을 가고 취직하고 가정을 꾸리고 살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상업고등학교를 가고 바로 취직을 했던 초등학교 동창은 저를 만날 때마다 청약 저축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경제를 공부했던 친구는 은행 이율도 빠삭하게 알고 있었고 청바지에 흰 티만으로 20대를 보냈습니다. 금융 지식과 금융 행위, 금융 태도를 모두 갖춘 친구였습니다. 그 차이가 28살이 되니 바로 나타나더라구요. 막상 결혼을 하려니 모아 둔 돈이 별로 없는 저와 다르게 그 친구는 이미 2억을 모아 놓았습니다. 벌써 대학 때부터 저에게 이야기해둔 청약 저축으로 집 장만을 계획하고 있었구요. 나는 뭔가? 나도 대학 때부터 아르바이트하고 장학금 받고 충분히 모을 수 있었는데 남겨진 것이 별로 없는 통장을 보며 반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뿐이었어요. 금융 지식도 모자랐지만 금융 태도도 부족했던 것이지요. 아이를 낳고 또 정신없이 살다 보니 금융 지식은 커녕 통장은 비어만 갔습니다. 조금 더 작은 집에서 조금 더 적게 혼수를 준비하고 조금 더 부족하게 아이를 키웠어야 되는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듭니다. 이미 그 친구와 저와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가구 건물주가 되어 있는 친구기 때문이죠. 


단순히 빈부격차만이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가지고 있던 돈을 까먹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지요. 금융을 이해하지 못해서 돈의 흐름을 몰라서 과한 소비를 하고 개미처럼 주식으로 돈을 잃고 부동산마저 꼭지에 사는 실수를 범한다면 자신의 돈을 불리기는커녕 지키지도 못하게 되지요. 간혹 돈 걱정하지 말라며 키웠던 자녀가 어른이 돼서 다른 친구 보증을 서다가 하나 있던 집마저 경매에 가는 일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살면서 엄마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직장인으로서 사람 노릇을 해야지요. 그러면서 아이들 먹이고 교육 시키면서 일 년에 천만 원 모으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모은 돈인데 금융 문맹으로 빚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최소한 경제성장률만큼은 올라야 본전이지요.



문제는 이러한 나의 금융 문맹으로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점입니다. 주식 투자자 존 리는 금융 문맹을 전염병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잘못된 금융 지식이 전염병처럼 퍼져서 국가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하지요. 예를 들어 사교육에 대한 맹신, 주식은 투기다. 등과 같이 잘못된 판단들이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가진 자는 계속 가지고 없는 자는 계속 없을 수 밖에 없는 가난의 대물림이 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집사부일체에서는 재테크 책을 발간하기도 한 ‘금융 고수’ 현영과 ‘금융 문맹’ 신승환이 자녀들과 함께 출연했습니다. 이미 금융 지식이 충분한 현영 조차 열심히 지식을 얻으며 자녀 투자 교육도 시작했었지요. 그에 반해 신승환은 ‘어차피 내일 죽을 건데 왜 모으냐’는 말을 해서 옆에 있던 출연진들의 말문을 막히게 했습니다. 아이들도 부끄러워 했구요. 현영은 아이들 이름으로 주식 계좌도 만들어서 주었기 때문에 아이가 주식의 개념도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현영은 이 돈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원하는 일을 시작할 종잣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지요. 너무나도 슬프게 이 아이들의 첫 출발선은 이미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시작 자체가 다른 것이니까요. 그럴 때마다 다시 세상은 억울하다. 가진 자는 갖고 없는 사람은 계속 없다. 라고 자조적으로만 비관적으로만 말하기에는 우리 아이들이 겪게 될 앞날이 너무 슬퍼집니다.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를 집필한 유대열(청울림)은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았어도 안정된 직업으로 가족이 사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지만 금융전문가가 되어 현재는 다시 꿈을 꾸는 어른들의 학교, 자기 혁명 등 금융 문맹을 일깨워주기 위한 강의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돈 공부, 마흔의 돈 공부 등 금융 문맹을 벗어나고 가난의 대물림을 하기 싫은 부모님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도 부족하고 아이 맡기기도 힘든데 어떻게 가냐구요? 오프라인 강의가 어렵다면 온라인 강의도 많습니다. 금융 경제 관련 인터넷 기사, 오디오방송, 유투브 무료강의도 많지요. 내가 구독만 해 놓으면 때때 맞춰 나에게 금융 지식을 전해주니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아이들에게 들려줄 지식이 없다면 지금부터 하루 하나씩 아이와 함께 배워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좌절하지 말고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금융문맹’ 탈출의 유일한 방법임을 기억해주세요. 금융 문맹으로 끔찍한 가난의 대물림을 하지 않고 싶다면 말이지요.


<김선 작가의 생생한 음성으로 듣고 싶으시다면? >

오디오클립-초등경제교육대백과-선생님은 아이용돈 얼마주세요를 구독해주세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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