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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선 Aug 06. 2020

선생님은 아이 용돈 얼마주세요?

현직 초등교사가 용돈부터 주식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듣기 불편하실까요

 안녕하세요? 현직 경력 16년의 초등교사 김선 입니다. 저는 선한 부자를 꿈꾸며 저의 아이들도 같은 길을 가고자 합니다. 초등교사가 용돈부터 주식 이야기까지 하려고 하는데 혹시 읽기 불편하실까요. 안정적인 공무원 그것도 교사가 먹고 살 일 걱정 없을 텐데 돈돈 거리니 불편하다시는 분께는 먼저 양해를 구할게요. 그러나 생각하는 것 만큼 교사들이 돈 걱정이 없지 않답니다. 적은 돈에 맞춰 사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뿐이지요.


 특히 저의 경우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경제적 결핍을 경험했답니다. 시장 한 켠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공부 하나 잘해서 지금까지 먹고 살 직장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금융지식이 없어서 1금융권, 2금융권, 장기대출, 단기대출(현금서비스)까지 경험하며 이자에 이자가 보태지는 무서운 빚 더미를 경험했지요. 시작은 친정엄마를 돕기 위한 효심이었으나 끝은 참 끔찍했습니다. 재개발이 되어야 하는 낡고 낡은 주택에서 나와야 되는데 정말 한푼도 없었습니다. 둘째를 낳고 갈 집이 없는 상태를 경험한 그 순간이, 제가 돈 공부를 시작하게 된 순간이었지요. 그리고 이 순간은 제가 교사로써의 명성을 날리며 EBS, OBS, 각종 메스컴과 강의를 하고 다니던 때이기도 하구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곪은, 너무나도 아픈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 할 집을 구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저를 나약하게 만들었습니다. 20살부터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었건만, 다 어디로 간건지...그리고 그런 저에게 세상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저처럼 바닥을 경험하신 분은 그게 어떤 뜻인지 알거예요. 해결 방법이 없는데 도망 칠 수도 없는 그 심정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지요. 그 때 저를 위로했던 말. "애벌레가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던 순간, 나비가 되어 날아올랐다." 그 말을 쓰고 또 쓰며 저를 위로하고 지친 친정부모님을 위로하고 이해해주는 남편을 위해 눈물 흘렸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해 적어내려갔던 일기 속에는 이런 정신으로 어떻게 애들을 가르쳤을까 싶을 정도로 가엾고 가엾은 제가 있었지요. 얼마전 그 글을 읽었던 딸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그렇게 힘들었어요. 그렇게 지긋지긋했었어요? 언제요.. 언제 그랬던 거예요."라고 말이지요. 네, 스스로 지긋지긋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쳇 바퀴 돌듯 정말 열심히 달리고 달리는데 제 형편이 나아지지 않으니 모든 것이 그렇게 느껴지더라구요.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며 밖에서는 화려한 교사였고 아이들 앞에서는 죽도록 감췄습니다. 상처 주기 싫어서 참 많이도 감추었네요. 딸아이는 몰랐다며 자기는 행복하기만 했다며 저에게 미안해합니다. (고마워, 딸. 나는 네 덕분에 버텼단다)

 저는 왜 그렇게 경제파탄을 경험했을까요. 

답은 하나. 저는 몰랐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좋은 대학가고 직장얻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지 알았습니다. 그저 착하게 살면 되는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살아가는데 정말로 꼭 필요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지요.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처럼 금융교육을 하지 않는 학교, 교육과정. 그런데 저 역시 교사가 되서도 가르치고 있지 않았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무식하게 경제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경제교육서를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절약부터 재테크까지, 주식부터 부동산까지,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저축 절약을 위한 카페부터 주식까페, 부동산까페까지. 그동안 얼마나 몰랐는지 얼마나 모르고 살아왔는지를 절감하며 유일하게 잘하는 하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돈 공부를요.

  2015년부터 시작한 저의 돈 공부 덕분에 저는 지금 적게나마 풍요와 여유를 느끼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위한 목돈의 병원비도 조카에게 주는 용돈도, 아이를 위한 여행도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습니다. 제 월급이 들어 올 때 마다 그 이상을 이자로 내야했던 예전의 저는 상상할 수 없었던 현재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계획대로 돈이 나뉘어지고 나가야 되는 돈은 절대 늦지 않습니다. 카드값만이 아니라 모임회비, 아이들 학원비까지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스스로 신용을 높이고 있는 것이지요.


 걱정없을 것 같은 초등 선생님이 돈돈 거리는 이유가 조금이라도 이해 되셨다면 이제부터 저의 글을 써볼게요. 교사라서 가르치는 것 좋아하고 유일하게 잘 하는 것 하나. 공부한 것. 나누고 싶거든요.

대신 저의 글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의식주 걱정 없는 교사가 아니라 애벌레에서 이제 막  날아오르고픈 아직은 나약한 나비라고 봐주시길 부탁드려요. 


다시, 여쭙고 싶어요.

 현직 초등교사가 용돈부터 주식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듣기 불편하실까요..? 


 

 


<김선 작가의 생생한 음성으로 듣고 싶으시다면? >

오디오클립-초등경제교육대백과-선생님은 아이용돈 얼마주세요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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