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쟁을 너는 모를 거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먼지 부연거리를 헤매고
밭을 매는 소처럼 우직하게 유모차를 밀고.
햇볕에 익은 곡식처럼 엄마와 아이가 서로 바삭하니 익어가는 그 풍경을 너는 모를 것이다.
네가 평생 알 수 있을지 의문이다.
너도 부모인데 왜 나만 그걸 알아야 될까.
아기가 모기에 물릴까 탭댄스를 추는 것도 나뿐이지.
먹기 싫어 투정 부리는 아기. 한 숟갈이라도 배에 넣으려고 오만보씩 뛰어가며 안절부절못하는 어미의 심정은 어미가 아니고서는 모른다.
그것이 오 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작은 산 큰 산 너머 바다까지 가겠지만.
그 지점까지 어찌 갈지. 무엇을 타고 갈지. 무엇을 더 짊어지고 갈지. 아득하고 까마득해서 가끔은 눈이 멀었으면 할 때가 있다.
제 눈을 가리고 숨는 꿩처럼. 가끔은 내 눈을 가리고 숨고 싶다. 숨은 게 아니지만. 도망갈 수도 없으면서도. 아주 가끔은 그러고 싶은 거다.
흙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
한 없이 추락할 때야 비로소 한 번씩 건네는.
동냥하는 거지에게 건네는 동전처럼 툭 툭.
옛다 받아라.
이걸로 목이나 축이소 하는 그 몇 닢처럼.
그것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염병하는 삶.
뭐 하러 감옥을 짓나요. 벽돌 아깝게.
그저 새끼 하나 둘 낳게 하면 발 디딘 곳이 죄다 감옥인걸.
쇠창살이 왜 필요하다요.
내 새끼가 걷다 멈춘 곳이 죄다 쇠창살로 둘러졌소.
어디도 못 가. 어디를 갈 수 있겠소.
어디를 간들. 어디로 갈 수 있겠냐 하는 소리요.
그곳이 어디든지 간에. 애당초 어디를 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말이올시다.
걸어서든 차를 타든 갈 수는 있지요.
허나 간다 혀도 그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소리지.
세상 끝을 갈지라도. 심지어 저승을 가더라도. 그곳은 내 집이 아니라는 소리여. 그게. 똥을 찍어 잡숴 봐야 똥인지 알어.
한번 가보시게. 당신이 그곳에서 뭣을 할 수 있는가. 자식 잃은 고라니처럼 빽빽 울기나 하지.
앉지도 못 하고 서지도 못 하고 이리저리.
하늘도 못 보고 땅도 못 보고 우두커니.
애꿎은 발 뒤꿈치를 손으로 긁어대고.
밖에는 해가 지고.
너의 마음도 무너져 내리겠지.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