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먹사님 Aug 05. 2020

우린 오늘도 더 멀어졌다

-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예전 같지 않은 이유

내겐 매주 주말이면
불금을 외치며 1박 2일의 여정을 함께하며
술로 밤을 새우면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
가장 추한 모습도, 깊숙이 묻어둔 상처나
트라우마 가족사까지도 털어놓았던
그들과 나의 밤은 술 잔속에 헤엄쳤다.


각자 서로의 삶이 바빠지고
연인도 아닌데 매일 같이 하던 전화가
일 하는 중이어서 카톡으로 바뀌고
그 카톡 마저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어들며
우리의 만남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시간이 가며 우린 그의 대해
서운함을 표하며 억지로라도
시간을 맞춰 만나보기도 했지만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외계인에게 납치당한
사람들처럼 어딘가 달라진 모습들이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퍽-하고 벽에 부딪힐뻔한 몇 번의 순간들을
우리의 오랜 재회를 기쁨으로 가득해야
했기에 못 본 척, 돌아서 가곤 했다.
그렇게 애써서 만나기도 지쳐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너는 잊혔다.
너는 나를 잊었다. 종종 힘이 들 때
그때가 좋았지 하며 떠올리는 추억팔이로
남았을 뿐. 아무 생각 없이, 술과 사랑만
쫓았던 시간이 아닌 나는 이제 미래를
너는 이제 현실을 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서로가
그 오래전 모습으로만 남아있어
그의 대한 기대와 한편으로 여전히
그럴 거란 한심함 가득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볼 우리기에
우린, 그렇게 오늘도 더 멀어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혹시, 취미 있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