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생일
알 만한 사람들에겐 맛집으로 소문난 Lilla Ego에 생일 기념으로 방문했다. 아내의 깜짝 선물이라 더욱 놀라웠는데, 예약하기 힘들었다는 말에 고마움도 2배였다. 서론이 길었다. 사진을 보자!
Lilla Ego의 특별한 점은, 음식도 맛있지만, 와인과의 마리아주다. 요리 메뉴보다도 더 긴 와인 메뉴에 뭘 골라야 될지 모르겠다면 웨이터에게 물어보자. 메뉴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준 덕분에 맛있는 요리 한 입과 와인 한 모금을 즐길 수 있다. 우선, 식전빵으로 나온 치즈+빵에 어울리는 새콤한 와인으로 시작했다.
다음으로,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메뉴명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계란 흰자가 올라간 청어 요리와 검은 빵이 올라간 타르타르였던 것 같다. 둘 다 크리미 한 풍미를 강조했기 때문에 와인이 없었다면 조금 부담스러웠을 테지만, 와인 덕분에 더욱 독특한 풍미를 즐길 수 있었다.
아쉽다! 왜냐면, 리뷰를 한 달도 더 지나서 쓰느라 메뉴 명이나 음식 맛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맛있게 먹느라 내 메인 메뉴 사진도 찍어놓지 않은 경우엔 아쉬움이 더 진해진다. 애피타이저와 마찬가지로 풍미가 강한 소스에 이븐 하게 구워진 고기라 혀가 즐거웠다는 기억만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거기에 더한 와인은 더욱 특별했다.
디저트로는 땅콩이 올라간 초콜릿 케이크와 패션푸르트 아이스크림을 커피와 차와 함께 즐겼다. 무거운 소스를 달달한 디저트로 내려보낼 수 있었다. 언제 Lilla Ego에 다시 와 보겠나 싶어서 가격이 부담돼도 그냥 시켰는데, 안 시켰다면 아쉬울 뻔했다.
하지만, 맛있게 먹고 나서 밤에 잠이 안 와 고생했다. 두 세 잔의 와인과 함께 식전+애피타이저+메인+디저트까지 풀 코스로 즐겼더니 속이 더부룩했다. 게다가 풍미가 강한 요리들이라 더욱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정리하면 "미식을 즐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무게가 가격일 수도, 부대낌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