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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May 24. 2024

나의 생각을 드러내는 건,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우리 부부의 SNS 대화법

남편과 나는 신혼 초 정말 박 터지게 싸웠다.

결혼을 잘못한 건가 싶을 만큼.


지금껏 그 과정을 돌아보니

대부분 서로 다른 가족 문화에 기인한 것들이 많았다.


내가 브런치에, 블로그에 생각 글을 발행한 이후로

모든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이

바로 나의 남편이다.


나는 남편과의 대화를 위해

어쩌면 이 부분을

역 이용했을지도 모른다.

(남편님아 미안하다.ㅋㅋㅋㅋ)


신혼 초 남편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부분을 극도로 싫어했다. 부부가 같은 방향을 봐야지 왜 다르다고만 하냐고 늘 나를 꾸짖었다.

(난 당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인 걸... 그 다름을 왜 혼내는 거지? 라며 혼자 꺼이꺼이 참 많이 울었다.)


그러다.

나의 일상에 대한 에피소드와 그에 대한 생각글을 쓰고 공개글로 발행하며


 '남편님아. 나의 생각과 관점이 이렇게 바뀌고 있어.'를 글로 표현하고 있었다.

 마치 공개 방송을 하듯 말이다.


 나의 생각을 드러내거나 전할 때

 꼭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나의 생각은 방송하듯 전하돼

 굳이 설득하지 않는 것.


 선택은 그 사람의 몫이다.

 그 사람의 선택까지 내가 좌지우지해선 안된다.


 나의 글에 늘 꾸준히 좋아요를 눌러주던 남편도 서서히 이런 나를 이해하고 인정해 줬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게 됐다.


 얼마 전 도련님이 우리 집에 오셔서 이런 말을 하셨다.

 '형이 집에서 살던 모습과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늘 박 터지게 싸우던 우리 부부가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게 된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각자가 서로 좋은 부모가 되려고, 부부가 되려고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노력을 다했기 때문이리라.


 어쩌면 우리는 각자 자신의 집에서 배워온 가족 문화 들 중 나쁜 문화는 스스로가 많이 끊어내고 좋은 문화들로만 새로 엮으며 우리 만의 가족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잠든 후 캠핑에서의 대화


 나쁜 말과 행동, 생각과 선택 습관을 끊어내는 일.

 그 자체는 정말 쉽지 않다.

 늘 깨어있지 않고 나태해지면 내가 가장 자주 접하는 인간 관계인 가족에게 나쁜 습관이 먼저 흘러나온다.


 우리 부부는 늘 대화를 시작하면 다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기왕 생각글을 발행한 김에 점차 남편과의 에피소드도 공개하기를 택했다.(단 글을 쓸 때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글은 절대 쓰지 않는다. 좋은 방향으로만 쓴다.)


 이런 생각의 노출이 쌓이며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경험과 환경을 만들었고 남편과의 대화하는 시간도 그 공기도 서서히 부드러워졌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면해야 한다.

 하지만 서로가 준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관계가 틀어질 수 있으니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하다.


 서로 교환 일기를 쓰든

 카톡으로 문자 대화하든(글자로 쓴 생각이 격한 감정이 정제된다.)

 부부간의 모임을 많이 갖든

 가족 모임을 자주 하든

 캠핑을 가든

 다른 부부와 가족들의 생각을 보고

 각자 스스로가 제삼자가 될 수 있는 경험과 환경을 만들며 생각을 공유하는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블로그나 브런치 등을 하고 있다면 내가 했던 공개글을 발행하고 가족에게 공개하기를 추천한다.



.

.

.


우리 부부는 서로의 생각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다.


남편님아.

당신 가스라이팅 당한 거야


하지만 나도 남편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부분이 있다.

일상으로 부동산 책과 공부를 해오던 남편이었기에 그런 남편과 살며 나도 부동산 공부에 가스라이팅 당했다.

 지금은 이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이론은 나. 실전은 남편으로 각자 전공 분야가 갈렸다.

 내가 힘들어서 3주에 한 번씩만 가자고한 캠핑도 남편이 늘 꿈꾸던 취미에 내가 동참하게 된 케이스...


서로 좋은 방향으로 가스라이팅된 거다.

긍정적 영향력이라 해두자.ㅋ



상대의 마음을 얻는 일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라 했다.


그럴 수 있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와 가족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문화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훈훈한 글을 쓰고

이번주 캠핑 가선 또 곧 다투게 될 우리 부부지만

조금 나아진 부분을 기록해 본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기 위해

나의 사랑과 생각을

더 부드럽게 드러내며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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