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왜 살아가면서 매너(예의)가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봄직하다.

by 박석현

Manners maketh man.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에 나와서 유명해진 말이다.


한번씩 사랑하는 딸아이가 예의없이 행동할때 쓰는 말이다.

“공주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 알지? 예의있게 행동하자!~”

“힝!~ 네에…”


살아가다 마주치는 많은 상황에서 접하는 ‘매너’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를 가질때 이말은 특히 통용된다.

유독 예의를 중시여기는 나는 후배들에게 술을 따를때도 받을때도 늘 두손으로 주고 받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한가지 계기가 있다.

예전에는 연장자들에게만 두손으로 술을 주고받았지 후배들에게는 그러지 않고 편하게 한손으로 주고받았다.


여의도에 사업을 하는 선배가 한분 계셨는데, 그 선배가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하게 되었다.

건배를 할때도 내가 잔을 내리면 그 선배분은 더 아래로 잔을 내려서 부딪히는 바람에 번번히 잔이 바닥이나 안주에 닿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한참이나 어린 후배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몰라서 물어보니 상대에게 예의있는 행동을 함으로 인해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습관처럼 굳어진 것이라고 했다.

후배들에게 그러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어느순간 조금씩 따라하게 되었고, 그 후 내 마음도 편해졌고 더 이상 그런 것으로 인해 실수할 일이 줄어들었다.


왜 보통 이런말을 하지않는가?

사위가 될 사람이 있으면 술을 한잔 먹여보라고.

물론 장인어른 앞에서야 예의있는 ‘척’ 하겠지만 술이 한잔 들어가고 긴장이 풀어지면 사람은 본모습이 나오게 마련이다.

‘매너’라는 놈은 평소에 몸에 베어있지 않으면 방심한 틈을 타 분명히 어느시점엔가 깨진 바가지에 물이 새는 것처럼 본인의 평소 ‘매너없는’ 습관들이 스물스물 삐져나오기 마련이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나라도 드물다.

존댓말부터 시작하는 ‘예의범절’은 특히 ‘주도(酒道)’에 있어서 그 극치에 달한다.

연장자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는 늘 술은 두손으로 주고 두손으로 받고, 상대의 잔이 비면 안주를 먹을 틈을 준 뒤 바로 잔을 채워주고, 연장자 앞에서는 고개를 돌려마시고… 등등 말이다.

술이나 담배가 기호식품이라는 것에는 동의하는 바이다.

따라서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마주보고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에도 별 이견이 없다.

허나 연장자 앞에서 다리를 꼬고 한손으로 술을 받거나 따라주는 것에는 못마땅한 마음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온다.

그나마 친한 사이라면 따끔하게 지적을 하겠지만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사이라면 앞으로 그와의 술자리는 가급적 피하는 것으로 상황을 맺는다.

‘나를 얼마나 편하게 생각하기에 이렇게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과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보길래 이렇게 하는 것인가?’ 라는 두가지 생각이 교차하지만 전자건 후자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과연 직장 상사라면 저렇게 할 것인가?’ ‘장인어른 앞에서도 저렇게 할 것인가?’ 등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면서 그날의 술자리는 앞으로는 그와의 자리를 가급적 갖지않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마무리된다.


‘굳이 행동을 그렇게 하는 것이 무엇이 중요한가? 마음이 중요하지.’ 라는 말만으로 이해하기에는 그 행동이 심히 불쾌하기 짝이없다. '마음상태가 걷으로 표출되는 것이 말과 행동'이기에 마음이 그러하지 않다면 말과 행동 또한 그러하지 않아야 하지않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라’는 말을 많이한다.

항상 그와 나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봄직하다.


‘꼰대’가 되지않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이런 것들에 일희일비하는 나를 보고있노라면 나도 천상 한국사람이고 이제는 꼰대의 반열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싶은 생각도 든다.


술자리에서 마음은 편하게 말도 편하게 하는 것이 좋지만 술만은 꼰 다리도 좀 풀고, 두손으로 받고 두손으로 따랐으면 하는 것이 나의 큰 바람 중에 하나이다.

K-문화가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좋은 문화는 남기고 안좋은 문화는 버려야겠지만 두손으로 술을 주고받는 술자리 문화는 아직 나에게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포함 된 지켜야 할 문화인 것 같다.


'행동'으로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사람이 있고, '말'로써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허나 둘중 어느 것이건 그의 '인격'이 드러나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편하게 대하는 것’과 ‘예의없이 대하는 것’은 한끗 차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관점에서 인식을 하는 습관을 가져본다면 실수할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런 것들을 보면 나도 참 보수적이다.

이참에 술을 끊어야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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