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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별 Aug 25. 2021

나의 하루는 내 생각과는 다르다.

시간 관리를 위해 해야 할 일 1



함께 모여 커리어 준비를 하는 엄마들과 시간 관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 같이 커리어 준비를 하는 엄마들과는 묘하게 성향이나 취향이 다르다. 실행력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추진력이 좋은 사람이 있고 기획력이 좋은 사람이 있는데 완전 다른 성향이 시너지를 내서 합이 좋은 편이다.


그중에 나는 기획력이 좋은 편인데 솔직히 내가 기획력이 엄청 뛰어나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이 그룹 안에서는 그나마 무언가를 구성하고 계획하고 이런 걸 좋아해서 그렇다는 거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준비할 때 'due(기한)'을 먼저 정해 놓고 그 기한에서부터 시간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계획표, 일정표, 다이어리 같은 것들을 옆에 끼고 살고 수시로 적어 보고 정리한다.


같이 일을 준비하는 이 그룹에서도 무슨 일 이야기만 나오면 '그래서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할까?, 언제 시작해야 할까? 그전에 뭐뭐를 준비해야 할까?' 등등 계획을 짜고 세분화하고 적당한 시간에 끼워 맞춰 넣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출처는 나다. 누가 물어보기도 전에 내 머리와 손과 입이 벌써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모여 1년 이상 일을 진행하면서 같이 하는 엄마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시간 관리'였다. 엄마들은 보통 육아와 살림에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고 그 외에 자기 계발이나 커리어 준비를 하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 시간을 낸다 해도 각종 변수(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정말 잘 치고, 집안 대소사는 왜 이리 많은지?)에 대처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시간은 스르르 사라지고 준비했던 일들은 기약 없이 밀리고 만다.


최근에 우리가 더 이상 일이 늘어지면 안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준비하던 일에 박차를 가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시간 관리 이야기가 나왔고 시간 관리 프로젝트를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꿈꾸는 엄마의 시간 관리'


지금보다 육아와 살림을 더 잘하고 싶든,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수익을 얻고 싶든, 아님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한 자기 계발을 하고 싶든, 엄마들은 항상 꿈을 꾼다. 그 꿈꾸는 엄마들이 오늘보다 조금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인 것 같다.


어제 첫 모임을 했고 첫 모임 전 과제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하루'를 쭉 적어 보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머릿속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종이에 직접 적어 보는 것이었다. 우리는 머릿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내가 행동하는 것에 차이가 있음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머릿속으로 '나는 하루 종일 집안일에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느라 한 게 별로 없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걸 종이에 적어 보면

 

8-9시, 아이들과 기상, 아침 준비해서 챙겨 먹이기, 등원 준비

9-10시, 등원, 오는 길에 마트 들러 장보기

10-12시, 청소(바닥 정리, 청소기, 물걸레 청소기, 세탁기 돌리기, 식기세척기 돌리기)

12-1시, 내 점심 챙겨 먹기

1-3시, 휴식, 각종 전화 업무 처리

3-4시, 하원

4-6시, 아이와의 시간, 오전에 못다 한 집안일 마무리

6-9시, 저녁 준비해서 먹고 거실, 주방 정리, 아이 양치시키고 재우기(재우는데 30분 이상 걸림 주의)

9-11시, 신랑이랑 집안일 의논, 쉬거나 하고 싶은 일 하기


대략 이렇게만 써도 적어 놓고 보면 엄청 많은 일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쉰 적이 거의 없다. 점심 먹고 육퇴 하고 휴식이라고 적어놨어도 TV를 보거나 멍 때리는 순간에도 내 머리는 각종 집안일과 아이 관련된 일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 엄마들은 하루를 풀타임 가동하면서도 내가 뭔가를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아무것도 안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산적인 것은 자기 계발이나 경제활동 등을 생각한다. 솔직히 하루 종일 육아와 살림에 치이고 나면 내 시간을 만들 기운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이 나만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면 이 바쁜 일상 안에서 시간을 쪼개 내야 한다.


그럼 일단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모두 꺼내 시간에 따라 적어 보자. 다 적어 놓고 봐야 내가 만들어 낼 시간, 빼야 할 일들이 눈에 보인다.


시간 관리의 시작은 지금 나의 시간과 그 시간에 내가 하는 일 파악하기. 여기서부터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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