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언덕에 부는 미친바람
산티아고 순례길 4일차 오늘 도착지는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이다.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 이름은 Puente(다리) + La Reina(여왕) = 여왕의 다리, 즉 여왕의 다리 마을이다.
11세기 나바라의 여왕인 무니아(Munia)가 순례자들을 위해 아르가 강(Arga River) 위에 이 다리를 건설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프랑스길의 주요 경유지로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다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 다리를 지금에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날 찍은 영상을 모두 날려버렸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남아 있는 영상이 없다. 그래도 다행인 건 드론으로 찍은 영상 몇 개는 있었다는 거다. 각각 다른 폴더에 저장되어서 살아남았나 싶다. 비겁한 변명이다.
용서의 언덕은 팜플로나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로 향하는 길에 위치해 있다. 과거의 죄를 뉘우치며 자신의 짐을 내려놓는 묵상의 장소라고 한다. 하지만 묵상을 하기에는 안개 속에서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닥쳤다. 용서의 언덕은 말 그대로 지랄발광 그 자체였다. 도무지 용서가 안 되는 날씨였다. 그래도 드론 영상을 보며, 영상을 분실한 나를 지금에서야 용서할 뿐이다.
비겁한 자는 변명을 하지만 용서받은 자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나도 더이상 할 말이 없다.
푸엔테 라 레이나 공립 알베르게
https://maps.app.goo.gl/gzB8zNFFzFusEqWT9
순례자 메뉴 먹었던 곳 : 추천
https://maps.app.goo.gl/qvcdcSNKofCT9WnT6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