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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믈리에 Jul 21. 2024

백수의 유튜브 알고리즘

유튜브는 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는 합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은 갑자기 알고리즘을 추천합니다.

공시 장수생 다큐멘터리입니다.

마침 나이도 나의 또래입니다.

알고리즘은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요?


왠지 알고리즘에 지는 기분이라 클릭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 그러나 비슷한 나의 또래가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 유튜브를 클릭해 봅니다.

그분과 나의 공통점은 ‘현재 백수’라는 것밖에 없지만 왠지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타인의 시곗바늘은 달려가고 있는데 나의 시곗바늘만 멈춰있는 기분이다.’


아, 요즘 제가 딱 그 느낌입니다.

어쩌면 다큐멘터리에 나온 장수생 분도 감히 추측하자면 이런 감정을 한 번은 느껴보지 않았을까요?


사실 백수가 아닐 때는 시곗바늘이고 뭐고 타인과 내 삶을 비교해 볼 여유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백수는 심리적 여유는 제로인데 비해 육체적 여유는 넘쳐납니다.


육체적 여유가 넘쳐나다 보니 심리적 여유는 줄여주는 것이 균형의 힘인 걸까요? 

넘쳐나는 육체적 여유에 비해 심리적 여유는 줄어들다 보니 자꾸 무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평상시는 잘 생각하지 않았던 내 인간관계를 생각해 보고, 내 인생의 전반을 생각해 보고 회고합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백수이지만 인생의 후회는 없나 곱씹어봅니다. 괜히 후회되는 일도 생각나는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틈만 나면 생각해 봅니다. 별다른 답이 없어도 말이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야말로 요즘 백수가 가장 많이 하는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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