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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믈리에 Jul 14. 2024

백수도 루틴이 있습니다

마이루틴으로 생산성 있는 백수 되기

    엉겁결에 갑자기 백수가 된 이후로 약 2주간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기만 합니다.

‘무엇을 했을까?’ 하고 곱씹어보아도 핸드폰 달력에는 매일 하는 앱테크에 대한 기록들 뿐, ‘나의 삶’의 기록은 없습니다. 달력을 보니 가끔 당근마켓으로 거래를 하고, 필라테스 남은 횟수를 소진하기도 했습니다. 또 가끔 지인들과의 약속이 있어 외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백수도 그렇게 나름의 삶의 균형을 찾아갔던 걸까요?


하지만 이런 소소한 순간들을 제외하고는 침대에 누워있던 기억뿐입니다. 그렇게 백수에게 ‘금 같은’ 2주의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아, 하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돌아오지 않습니다. 백수는 습관적 각성을 하며 결심합니다. ‘나 아무리 백수라지만 갓생을 살겠다’ 고 말입니다. 하지만 의지력 박약에 천성이 게으른 백수는 혼자서 이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동기부여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 찾았다!

<마이루틴>. 뭐 대충 보니 UI도 깔끔하고 내가 루틴을 정해서 지키는 어플인 듯 보입니다.

지키면 O, 지키지 못하면 X, 60%~80% 이상 지켰을 경우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란불, 지킨 루틴이 거의 없으면 빨간 불이 들어온답니다. 


백수는 이제 어플을 펼치고 나의 하루가 어땠으면 좋겠는지 상상합니다.

자, 백수의 갓생이란 무엇일까요?


일단 오전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전 7시 기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오전 7시에 기상해서 간단한 스트레칭, 물 마시기와 같은 기본적인 루틴을 만들어봅니다. 평소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계획하기도 하고 '해보고 싶었지만 계획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들'을 기록해 봅니다. '글쓰기'와 관련된 루틴도 몇 가지 넣어봅니다. 이참에 영어공부도 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오래 할 자신은 없으니 '영어공부 어플 10분간 지속하기'와 같이 다소 짧은 루틴도 집어넣습니다. 이렇게 설정한 루틴을 백수는 그래도 나름 열심히 지켜옵니다.


중간중간 빨간불, 노란불도 가득하고 사실상 기상시간은 제대로 지키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의지력 박약에 게으른 백수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인류가 처음 도구를 사용해 생산성을 높였던 것처럼 백수에게도 도구가 필요한 것이죠.


그렇게 백수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백수 생활의 끝까지 이 루틴어플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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