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의 영어 통역 아르바이트체험

외국인 모델 에이전시 통역 아르바이트 & 운전면허 수업 통역

    '외국어를 활용하는 아르바이트' 중 꽃은 단연 '통역'이 아닐까. 통역은 단순히 해당 외국어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센스까지. A부터 Z까지 어느 하나 신경 쓰지 않을 것이 없다. 물론 내가 한 통역 아르바이트는 전문적인 통역이 아니었기에 그 정도의 센스까지 필요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통역 아르바이트는 꽤 에너지가 필요한 경험이기도 했고 살면서 한 번쯤 해볼 만한 경험이 되었다. 게다가 긴장감이라고는 정말 싫어하는 나에게 겪어볼 만한 '긴장감'이라는 인상도 주었다.

    내가 해 본 아르바이트는 '외국인 모델 촬영 통역'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운전면허 수업 통역'이었다. 전자는 알바몬에서 직접 구한 일감이었고 후자는 지인을 통해서 우연히 구한 자리였다. 후자는 사실상 단발성의 일감이었고 주최 측에서도 정기적으로 개최한 이벤트가 아닌 듯했다. 전자의 경우 지금도 꽤 사람을 모집하는 것 같고 그때와는 달리 시급도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먼저 외국인 모델 촬영 통역 아르바이트 경험의 장점과 단점은 다음과 같다.

장점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 : 생각보다 모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지만 촬영현장에서든 밥을 먹는 상황이든 외국인 모델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 간단한 이야기라서 일상 회화 이상의 영어를 활용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촬영 전, 중, 후 모두 영어를 사용해야 되므로 저절로 영어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촬영현장 외의 시간도 시급으로 쳐준다 : 모델을 픽업하고 촬영을 끝내고 모델을 내려주는 시간까지 모두 일하는 시간에 포함된다. 아르바이트 종류에 따라서 휴게시간의 경우 시급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해당 알바의 경우 쉬는 시간까지 엄밀히 휴게시간에 포함된다. 

원하는 날짜에만 신청할 수 있다 : 촬영이 잡힌 날에만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 때문에 만약 고정적인 업무가 아닌 부업의 개념으로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촬영 1-2주쯤에 신청을 받고 협의가 되면 해당 날짜에 일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나의 컨디션에 맞추어 일을 할 수 있다. 

단점

초과시간은 시급이 낮아진다 : 지금은 어떻게 시급이 책정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초과시간이 있을 경우 초과된 시간의 경우 시급을 낮추어 계산하였다.

촬영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 생각보다 촬영시간이 길어질 때가 많았다. 촬영 내내 서있어야 하기도 하고 야외촬영지의 경우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역 외의 신경 쓸 것도 있다 : 통역을 할 뿐만이 아니라 모델의 매니저 역할도 해야 한다. 매니저 역할로 대단한 것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통역 외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다음은 운전면허 수업 아르바이트에 대한 경험이다. 이 아르바이트의 경우 단점은 거의 없고 장점만 있던 알바였다. 주최 측 분들도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업무도 힘들지 않았다. 외국인 분들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수업을 진행하는데 영어로 이를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글 옆에 영어로 이미 번역된 문구가 있어서 선생님께서 추가적으로 설명을 할 때에만 내가 영어로 이를 해석하면 되는 것이었고 학생들의 질의응답을 선생님에게 전달하면 되는 업무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순발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전문용어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높은 영어능력이 필요한 업무는 아니었기에 부담이 덜했다. 그리고 이 아르바이트의 경우 시급이 몇 년 전 치고는 꽤 높은 편이라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외국어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쯤 '통역'을 체험해 보는 것은 분명 큰 경험이 되는 것 같다. 업무 하는 내내 긴장감과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일을 해보는 것은 삶에 큰 자산이 되기도 한다. 순발력이 없는 편이라도 괜찮다. 자신의 외국어 실력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일단 80%는 성공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