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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선 Feb 25. 2021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젠탱글과의 첫 만남


드로잉 책을 샀다. 기초부터 따라 그려볼까 해서였다.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그림을 그린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여행 사진을 보며 풍경을 그리다 보니 마음대로 잘 그려지지 않고 실력의 부족함이 느껴졌다. 취미로 즐기는 건데 대충 그려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더 잘 그리고 싶었다. 방법을 찾아보니 역시 많이 그리는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책을 보며 매일 연습해보기로 했다.



1일 1 드로잉을 하기 위해 산 책 제목도 '1일 1 드로잉'

작은 스케치북과 연필 등 필기도구를 준비하고 책을 펼쳤다. 머리말과 목차를 읽고 나니 첫 부분은 선 긋기 연습이다. 에이... 이건 생략하고 넘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순서대로 따라 해 보기로 했다. 기초가 중요하니까. 그다음 순서는 선 긋기 실전 '젠탱글 패턴 따라 그리기'


젠탱글 패턴 따라 그리기

젠탱글이 뭐지? 낯선 용어지만 책에서 시키는 대로 연습을 해본다.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은근 집중력을 요구한다. 연습이니까 실수해도 괜찮지만 틀리고 싶지 않아서 집중해서 세세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다음은 '복잡한 탱글 패턴 그려보기'다. 책과 비슷하게 칸을 나누고 한 칸 한 칸 다른 패턴을 그려 넣었다. 처음이라 간격 맞추기도 쉽지 않고 선도 삐뚤삐뚤 잘 그려지지 않는다. 고안한 패턴을 제대로 그리려고 최선을 다해 선을 긋고 점을 찍으며 그려 나갔다. 무념무상으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리다 폰 시계를 보니 벌써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완성한 그림을 보니 의미도 없는 단순한 패턴의 연속이지만 퀼트 같기도 하고 어쩌면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 젠탱글 그리기가 제법 재미있는걸...


첫 번째 젠탱글 그림


젠탱글이란 젠(zen: 선)과 탱글 (tangle: 얽히다)의 합성어로 선이 서로 얽혀 이뤄진 모양의 패턴을 그리는 낙서를 말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두들 아트(doodle art : 낙서 예술)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 젠탱글은 의미 없이 끄적거리는 낙서 같은 패턴들이 어울려 그림을 만드는 작품을 말한다. 이제껏 이런 분야의 그림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이들 그리고 있었다. 엄청난 실력자들의 다양한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나도 저런 멋진 작품을 그려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꾸준히 연습하면 가능할까?


처음 젠탱글을 만든 사람의 말에 의하면  일정한 패턴을 그리다 보면 그림에 집중하면서 요가나 명상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쩐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리게 되더라니...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려나 싶다.


내친김에 책에는 없지만 다른 것도 한 번 그려보고 싶어 졌다. 인터넷에서 많이들 그리는 깃털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깃털 모양의 도안을 그리고 각각에 다른 패턴을 그려 넣었다. 그려놓고 보니 미숙한 부분이 자꾸 눈에 들어와 아쉬웠다. 부족하긴 하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니 그래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 젠탱글 그림

어깨와 허리가 뻑뻑하게 아파왔다. 거의 세 시간 가까이 한 자세로 그림을 그려서 그런가 보다. 이거 정신 건강에 좋을지 몰라도 건강에는 별로 안 좋은 거 아닐까? 스트레칭을 해가며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드로잉 책의 다음 목차인 '소품 그리기'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만 젠탱글의 세계로 빠져버렸다. 원래 계획이었던 '1일 1 드로잉'은 '1일 1 젠탱글'로 바뀐 것 같다. 다른 그림 연습도 겠지만 당분간은 젠탱글 그림을 주로 그리게 될 것 같다. 하긴 젠탱글도 드로잉이긴 하니까...


세 번째 젠탱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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