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읽어주세요.
어떤 광고를 보았다. 밀리의 서재라는 서비스의 광고였는데, 좋은 말이 나오더라. 요즘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다.
- 나 요즘 책 읽어!
-왜?
- 책 읽는 게 보기에 멋있더라고.
단순히 자신의 지식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표현하다니. 실제로 이렇게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받아들이기에 이런 식의 대화가 좋다. 자칫 잘못하면 자기 자랑식의 대화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약간의 표현방식을 달리하여 하나의 코미디처럼 느껴지더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 좋다 보니 침투력이 좋고 말을 하는 상대방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상대방에게 호감이 생기는 표현방식을 가지고 싶다. 같은 말이 이렇게 다르다. 어감이 이렇게 다르다. 내가 쓸 표현들이 가볍게 부유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밀리의 서재에 가입했다. 가입하고 보니까 넷플릭스랑 똑같다. 볼 수 있는데 저장만 한다. 그런데 과연 인터넷 속에서만 저장했을까? 책장을 바라보았다. 한 번도 읽지 않은 책, 한 번만 읽고 다시는 안 읽을 것 같은 책들이 눈에 밟힌다. 책장을 정리했다. 중고서점에 팔았더니 족히 7만 원을 얻었더라. 마음의 무게를 덜었다. 컴퓨터 속 영화 같다. 영화를 구매할 때는 5천 원이 넘는데, 한번 보고 지우기가 아깝더라. 그래서 버티다가 컴퓨터가 아우성치더라. 지우니 또 한결 가볍다. 올해는 비움의 해가 되리라.
그래서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
*'마치맞다'는 사투리더군요. 입에 붙어 있어 몰랐습니다. 그냥 쓰겠습니다.
에필로그 : 일상의 가벼움
내게 집밥을 만들기란 어렵지 않다. 신경 쓰지 않고, 툭툭 털어내듯이 만든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것을 느낌대로. 운이 좋게도, 내 느낌은 내 입맛에 마치맞았다.
집밥 최 선생의 달걀말이 레시피
재료 : 달걀 4개, 액상 조미료 1 숟가락(없다면 소금이나 다른 조미료도 좋다.), 달걀이나 파 따위의 채소 1 숟가락(많이 넣으면 부서지기 쉽다.)
재료를 한데 넣어 섞고 기름을 두른 팬에 2-3번에 나누어 부어준다. 천천히 말아주며 익힌다.
만약 내 느낌이 입맛에 맞지 않았다면, 느낌의 변화를 주던가 입맛을 변화시켰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