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미친자 소위 달친자라면 응당…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강제로 달리기 정보를 주입하고,
내일 롱런 해야해서 오늘은 일찍 들어가보겠다며 모임 분위기를 파투내고,
카보로딩 어쩌구 하며 갑자기 탄수화물을 막 먹질 않나…
하여간 독특하긴 하다.
거기에 소셜네트워크에는 온갖 달리기 사진으로 도배를 해야하고
매일 아침 달리기 거리,페이스, 시간 인증샷이 올라오는데
땀범벅인채로 환히 웃으며
내 비록 20km를 뛰었을지언정 웃음을 잃지않는 진정한 강자다!! 라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아침에 뛰는 사람은 자기 전에 잠드는 순간까지도 달리기 생각을 하고
저녁에 뛰는 사람은 하루종일 식사량과 시간에 신경써야 한다.
그야말로 앉으나 서나 달리기 생각 뿐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이렇게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한달 내내 이번달 마일리지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달친자여도
정말 이것만큼은 힘들다. 하는것이 있으니
바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다.
이정도 달리기에 미친자라면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신나게 달리러 나갈 것 같지만
(물론 일년에 몇번 그런날이 있긴 하지만)
달리러 나갈 시간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면
일단 온몸이 아프고 뻣뻣한데다가
특히 날씨가 춥기라도 하면 정말이지 이불을 걷어내는게 최고난이도의 익스트림 스포츠라 할만큼 힘들다.
그래도 어찌저찌 일어난다.
왜냐면 나는 달리기에 미친자니까.
달리기 옷을 입고, 머리를 묶고, 러닝슈즈를 신고 어쨌든 나간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거워서 지금이라도 다시 들어갈까 싶다.
괜히 배도 좀 아픈것 같고 옷을 너무 얇게 입었나 싶고 이러다 감기걸리면 안되니까 그냥 집에 다시 들어갈까 하는 생각이 또! 기어올라온다.
그럴땐 그냥 시계를 켜고 일단 뛴다.
10미터
20미터
일단 뛴다.
땀이 나기 시작할때 쯤에는 달친자의 미소를 되찾는 여유가 생긴다.
오늘 그냥 쉴까 백만번 고민하며 힘겹게 집에서 나온 나는 이제 없다.
역시 달리러 나오길 잘했다! 뿌듯한 마음 뿐이다.
그리고 한 1km쯤 뛰고 웜업이 되면
달리기 광인이 되는 것이다.
마침 해가 뜨네?
오늘 컨디션 조~~~아!
에라이 기분이다 페이스 1분 올려보자!!!!
달리기에서 가장 힘든 구간?
마라톤의 마지막 .195km라고?
천만의 말씀.
침대에서 현관문까지.
특히 동절기.
아무리 달리기에 미친자라도 넘기 힘든 고비다. 그걸 매일 아침 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