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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담 Sep 09. 2024

나의 달리기 용품 - 에너지 젤 (여러가지 비교)

나는 젤을 평소엔 거의 먹지 않고 대회날에만 먹었는데 다른 이유는 없고 뭘 싸들고다니는걸 싫어해서 그렇다. 게다가 젤을 한번 먹으면 봉투를 버려야하는데 쓰레기통이 나올때까지 그 끈적한걸 들고 뛰어야하는것도.



또 하나의 이유는 젤이 너~~~무 비싸서다. 젤 한봉에 2-4달러 정도 하는데 그게 너~~~무 비싸다고까지 할 일인가 러닝슈즈는 180불짜리도 턱턱 사는데.


하!지!만!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2020년에 젤이라는건 한봉에 1달러가 상식이었다. 지금 4달러짜리 젤도 있는데 풀코스 마라톤을 뛰려면 최소 5개는 먹어야하니 젤값만 20불… 놀라운 물가상승이다.



요즘은 훈련거리가 늘어나서 젤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우리동네(?)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젤을 몇가지 정리해봤다.



마우르텐

까만 패키지의 일반 마우르텐, 그리고 카페인이 함유된 흰색 패키지가 있다. 바로 에너지젤 물가상승의 주범이 요녀석 되겠다.


마우르텐이 처음 나왔을땐 스포츠용품 답지않은(?) 세련된 패키지에 놀랐고, 물론 가격에 또 한번 놀랐다.


풀코스 마라톤때는 5개정도를 가지고 출발해야되는데 부피가 크기때문에 힙색에 넣지 않고 힙색 고무밴드에 탄창처럼 끼우게 되어있는 제품들이 있다. 그때 이 마우르텐을 5-6개 끼우면 알록달록한 gu와 달리 간zi라는것이 폭발하는 효과도 있었다.



그냥 생긴게 이쁘고 비싼 허세용이구나 하면 차라리 좋았을텐데, 요것이 요물이다. 다른 젤과 달리 먹고나서 목마름이 없고, 무엇보다 맛이 좋다!



여러가지 맛으로 출시되는게 보통인 스포츠젤 시장에서 오직 한가지 맛으로 나오는 마우르텐. 무슨 자신감인가 싶은데 이게 결론적으로 젤 중에 가장 맛있다. 맛은 양갱맛과 비슷하고 식감도 좋다. 매끄럽게 쭈륵 하고 넘어간다.



먹고 나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것도 장점이다. 10분 이내에 효과가 느껴진다. 보통의 젤들이 5분 내에 에너지 업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개인의 신진대사에 따라 다른지 절대 5분은 아니다. 내가 먹어본 젤 중에 가장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젤은 단연코 마우르텐이다.



뛰고 나서 피로감, 근육통이 덜하다는것도 마우르텐의 장점.



단점은 비싸다는 것 외에 치명적으로 전해질 함량이 떨어진다는 점이 있다. 그래서 장거리 대회에서 마우르텐을 먹으면 따로 전해질을 먹어야한다는게 조금 아쉬운 점이다. 전해질은 보통 솔트스틱에서 나오는 일렉트로라이트 타블렛을 먹는다.




GU

GU는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에너지젤”이라는 말을 그냥 “구” 라고 할 정도로 가장 평범하게 먹는 젤일것이다.



가격 무난, 성능 무난, 맛 무난…

맛이 무난한것은 “이중에 하나쯤 니 입에 맞는게 있겠지“ 하는 마인드로 엄청나게 다양한 맛이 나오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에도 열정적이라서 “생일케이크 맛” “콜라맛” 등등 새로운 맛이 계속 나온다.



문제는, 말은 “젤”이지만 실제로는 “시럽”이라서 식감이 나쁘고 굉장히 달아서 먹기가 좀 힘들다. (이건 대부분의 젤이 다 그런듯) 나는 물로 눌러줘야 겨우 넘어가는 정도다.

원래 스포츠젤은 물을 같이 섭취해줘야 소화가 되는 성분으로 나오기때문에 물을 같이 마시라고 패키지에 써있다. (마우르텐은예외적으로 물을 안 마셔도 됨)

물을 안 마시고 젤만 먹으면 끈끈해서 안 넘어가기도 하지만, 소화를 위해 몸에 있는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점점 더 목이 마르는 문제가 생긴다.




GU 록테인

GU의 “무난함” 이미지를 벗기 위해 하이퍼포먼스 라인으로 나온 GU 록테인. 일반 구에 비해 아미노산이 3배이상 들어있고 나트륨도 높으면서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이 함유된 젤은 확실히 몸으로 느껴지는 강렬한 효과가 즉각적이기때문에 힘든 레이스때 많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복통을 유발할수 있기 때문에 한 대회에서 모든 젤을 카페인 젤로 섭취할수는 없다.

시간 배분을 잘 해서 가장 힘겨운 구간에서 도움을 받는 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체감상 구 록테인은 이름값을 한다고 할만큼 강력한 추진력을 체감 할 수 있다. 이정도면 도핑검사 해야되는거 아닌가 할 정도로 힘이 솟아난다.



단점이 있다면 역시 GU는 GU라서 식감과 맛이 별로고 물을 반드시 같이 섭취해야한다는 점. 그리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조금 오래걸린다는 점이 있다. 내 경우에 마우르텐은 10분, 구 록테인은 15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시간을 잘 계산해서 미리 먹어야할 것 같다.



마우르텐과 달리 전해질도 제대로 들어있어서 따로 먹지 않아도 된다.



SIS

SiS는 뉴욕 로드러너스 공식 협찬사라서 하프마라톤 이상의 대회를 가면 코스에서 물, 게토레이와 함께 제공된다.



전반적으로 GU와 비슷하게 무난하기 때문에 평소에 SIS를 좀 먹어봤다면 대회날 따로 젤을 지참하지 않고 코스에서 지급되는걸 먹으면 되니 짐을 던다는게 최고의 장점.

(뉴욕마라톤도 당연히 SIS가 지급된다)



Sis는 다른 젤에 비해 묽고 조금 덜 달아서 수월하게 넘어가는것이 장점이지만

그래서 같은 100kcal 팩이어도 부피가 눈에 띄게 큰것이 단점이다. 마라톤같은 장거리를 Sis만 먹는다는 가정 하에 전부 지참하고 뛴다면… 글쎄 부피도 부피지만 무게도 만만치 않을 듯.




허니스팅어

허니스팅어는 2020년경에 반짝 떠올랐으나 그 후로 신제품도 없고, 딱히 새로운 맛도 없어서 모든면에서 그냥 “무난”한 제품이다.



다만 허니스팅어는 종류가 좀 다양한데 젤, 씹어먹는 츄, 그리고 얇은 과자같이 나오는 와플이 있다. 젤이 너무 달고 끈적거려서 먹기가 힘들때는 씹어먹는 젤리타입의 츄가 좋은데 그냥 일반 젤리처럼 맛있다.



문제는 부피가 젤에 비해 크고, 뛰면서 먹다가 목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뛰는 대회때는 꺼려진다는 점. 그리고 이것도 물을 같이 마셔야한다는 점 정도다.

하지만 이건 맛있기때문에 출발 전 에너지공급에는 좋다.




이제 뉴욕마라톤까지 2달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신발을 비롯해 대회당일에 입을 옷과 장비를 구매해야하는 시점이다. 젤 역시 미리 먹어보고 뛰면서 내 몸에 맞는것을 찾아야 하는 시기.

과연 어떤 젤이 가장 좋을까..?




여러분의 최애 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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