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대상자 초등학교 입성기
겁쟁이 엄마의 첫 아이 학교 보내기
지독하게 우울하고 치열한 2022년을 보냈기 때문일까? 지난해 학교 걱정으로 마음 편한 날이 없었는데 요즘 나는 담담하게 아침마다 아이를 등교시킨다.
지난해 내내 우리 꼬달이가 잘 적응하고 생활하기 좋은 학교가 어딜지 고민은 계속되었다. 특수학교, 대안학교, 시골 작은 학교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집 근처 학교로...
결정은 수정과 수정을 반복했다.
꼬달이의 정서적 안정만을 생각한다면 특수학교로 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일반 어린이집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쓰린 상처가 있었기에 나는 특수학교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두 반대였다. 새로운 자극과 성장이 필요한 시점. 통합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놓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초등학교 1~2학년 때 만이라도 일반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해보는 걸 주변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다.
나는 특수학교에서 일반학교로 진학하기로 마음먹고 또 고민에 빠졌다. 일반학교로 진학한다면 소규모 작은 학교가 꼬달이에게 좋을지 아니면 큰 학교가 좋을지 생각이 많아졌다.
소규모 작은 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는 가정적인 화목한 학교 분위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같은 친구들과 6년간 함께 지낸다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결국 나는 그나마 엄마들이 가장 많이 무난하게 선택하는 선택지를 골랐다. 집 근처이면서 6 학급 이상 큰 학교.
학교가 결정되고 나니 1년간 꼬달이를 돌봐 주실 선생님들이 걱정되었다. 원반 수업을 담당하며 반 아이들과 꼬달이 사이를 조율해 줄 담임선생님. 원반 생활과 도움반 생활 모두 관여하면서 꼬달이의 개별화 교육을 담당하게 될 도움반 선생님. 꼬달이의 학교생활 최전방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게 될 실무사님까지. 꼬달이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서 모두 중요한 분들이다.
하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 운명이다.
올해 1학년 담임이 좋았다고 해도 내년 2학년 담임이 별로일 수도 있는 법이다. 내 눈에 도움반 선생이 좋아 보이지만 꼬달이에게는 썩 좋은 선생이 아닐 수도 있는 것처럼.
모두 운에 맡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