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톨슈 Nov 10. 2021

저는 꽃다발이 되고 싶어요

탐스럽고 슬픈 꽃다발




있잖아요,

저는 꽃다발이 되고 싶어요



결국 내 몸 잎사귀 서너 개 떨어져도 좋으니까

내 줄기 한 마디 잘려도 좋으니까


색색깔 화장으로 몸매무새 다듬어볼게요

더 소중한 듯 그렇게 나를 조명해줘요





두 겹의 포장용기에 하늘하늘 비단처럼 감싸여

남모르게 당신에게 안기고 싶어요

그 품에 기대어 세상일을 없는 척하고 싶어요







제가 꽃다발이라면 좋겠어요

와서 나를 맡아주세요

와서 나를 만져주세요



저를 꽃병에 꽂아만 두고 바라만 보지 마세요

가끔 저를 매만져 주세요

자주 저를 촉촉하게 해 주세요




있잖아요

저는 사실 꽃다발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될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부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시가 쓰고 싶을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