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괜찮은 대화의 시간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요절한
천재가 남긴 유고시집처럼
내가 당신의 마음에 카펫을 깔 수 있을까
뜨끈하게 데워진 온돌방
이불자락밑으로 흔들리는 마음들이 눕는다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그렇게 수많은 사람의 의견이 아니었지
취기가 담긴 웃음과
끈적한 꿀을 닮은 충고들
서운함과 날을 애써 숨긴 인사들
욱하고 고이는 위액들을
보라색 알약과 함께 넘겨버린다
지나간 까막새와 다시 올 초록개구리가
서로 인사를 한다
개새끼
개가 새와 붙을 수 있는 것이라면
새도 개가 될 수 있을거라던
너의 말
그것은 바로 나의 목소리였다
노을이 내려앉듯 서서히 깔린 어둠이
마음에 얼룩을 지운다
덜컹대덤 심장이 대답한다
그래
제일 대화가 필요했던 건 바로 너와 나였지
조언도 욕설도 꿈도 가슴팍에 나란히 살랑거렸다
아직은 보드라운 나의 젖가슴을 매만지듯
상처 입은 눈들을 비벼 지운다
그래, 나는 지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