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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톨슈
Nov 10. 2021
저는 꽃다발이 되고 싶어요
탐스럽고 슬픈 꽃다발
있잖아요,
저는 꽃다발이 되고 싶어요
결국 내 몸 잎사귀 서너 개 떨어져도 좋으니까
내 줄기 한 마디 잘려도 좋으니까
색색깔 화장으로 몸매무새 다듬어볼게요
더 소중한 듯 그렇게 나를 조명해줘요
두 겹의 포장용기에 하늘하늘 비단처럼 감싸여
남모르게 당신에게 안기고 싶어요
그 품에 기대어 세상일을 없는 척하고 싶어요
제가 꽃다발이라면 좋겠어요
와서 나를 맡아주세요
와서 나를 만져주세요
저를 꽃병에 꽂아만 두고 바라만 보지 마세요
가끔 저를 매만져 주세요
자주 저를 촉촉하게 해 주세요
있잖아요
저는 사실 꽃다발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될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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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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