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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톨슈 Nov 24. 2021

안녕, 귤

귤을 담은 시


안녕 귤      


신생아실의 작은 아기

그 엉덩이 한 쪽을

보드랍게 쥐어보았니

그 볼록함에 감탄해 보았니

그런 말랑함을 닮은 널 보면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어리듯

노지귤에 흘깃흘깃 묻어난 지구를 닮은 파란 얼룩     


지구가 너처럼 오렌지빛이라면 어떨까     


노을이 퍼지는 순간

귤빛의 하늘을 한 움큼 베어 물도록 손을 뻗을까

하늘의 햇빛을 까면 더 부드러운 속이 잡힐까

그러면 나의 속도 부드러움을 닮아가 웃음을 터트릴까  

                                 





안녕 귤     


상큼한 향으로 나를 부르는 거야

너는 낑깡보다 크고 오렌지보다 작아서

내 마음을 간지럽게      


애매한 것들은 늘 마음에 남으니깐

우리 조금만 애매해지자     


소나무보다는 자그마하고 들꽃보다는 키가 큰 나의 중간은

시트러스가 아니라도 민트초코처럼 달고도 톡 쏠 수 있지

바야흐로 향으로 이끄는지도    





                

안녕 귤      


너의 친한 친구가 브로콜리라면

그렇다면 나의 친애하는 이는 바로 초록 책     

철분이랑 비타민이 어울리듯

활자와 나는 어느새 그렇게 어깨동무를 

     

그렇게 흡수가 잘 되는 맛

나의 과즙도 바로 당신에게로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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