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을 담은 시
안녕 귤
신생아실의 작은 아기
그 엉덩이 한 쪽을
보드랍게 쥐어보았니
그 볼록함에 감탄해 보았니
그런 말랑함을 닮은 널 보면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어리듯
노지귤에 흘깃흘깃 묻어난 지구를 닮은 파란 얼룩
지구가 너처럼 오렌지빛이라면 어떨까
노을이 퍼지는 순간
귤빛의 하늘을 한 움큼 베어 물도록 손을 뻗을까
하늘의 햇빛을 까면 더 부드러운 속이 잡힐까
그러면 나의 속도 부드러움을 닮아가 웃음을 터트릴까
안녕 귤
상큼한 향으로 나를 부르는 거야
너는 낑깡보다 크고 오렌지보다 작아서
내 마음을 간지럽게
애매한 것들은 늘 마음에 남으니깐
우리 조금만 애매해지자
소나무보다는 자그마하고 들꽃보다는 키가 큰 나의 중간은
시트러스가 아니라도 민트초코처럼 달고도 톡 쏠 수 있지
바야흐로 향으로 이끄는지도
안녕 귤
너의 친한 친구가 브로콜리라면
그렇다면 나의 친애하는 이는 바로 초록 책
철분이랑 비타민이 어울리듯
활자와 나는 어느새 그렇게 어깨동무를
그렇게 흡수가 잘 되는 맛
나의 과즙도 바로 당신에게로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