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급여에서 알아서 공제되는 식대도 합리적이고, 메뉴도 꽤 맛있어서 하루 중 가장 맛있게 식사를 하는 것이 점심식사이기도 하다.
늘 맛있는 반찬으로 가득한 식단을 제공하는 우리 영양사님의 장점 중 하나가 후식을 자주 주신다는 것! 과일, 수제 요구르트, 군고구마부터 시작해서 요구르트, 주스까지 정말 다양한 후식이 나온다. 보통은 식사를 한 번 더 하는 느낌으로 맛있는 후식을 먹곤 하지만, 요구르트나 주스처럼 공산품이 나오는 경우는 먹지 않고 챙겨 오곤 한다. 배가 불러서, 라는 이유도 크지만, 집에 가서 아이에게 간식으로 주고 싶어서, 라는 이유도 있다.
자그마한 팩 주스 하나, 혹은 요구르트 하나, 가끔은 작은 약과 하나.
소소한 것들이지만 퇴근 후, 아이를 만나 가방에서 이런 간식들을 꺼내 주면, 아이는 무척 좋아한다.
"와~ 엄마 최고!"
리액션이 참 좋은 아이는 작은 것 하나에도 만세를 부르면서 좋아했다. 보통은 그 자리에서 바로 먹으며, 아이는 내게 종종 물었다.
"이거 엄마가 사 온 거야?"
"아니, 엄마 점심때 후식으로 나온 건데, 우리 망아지 주려고 갖고 왔지."
"엄마도 먹고 싶었는데 꾹 참고?"
"응."
"왜?"
"왜일 것 같아?"
늘 반복되는 이 대화의 마지막 질문에서 아이는 언제나 행복한 표정으로 작고 까만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날 사랑하니까."
"응, 맞아. 우리 망아지 너무너무 사랑해서 엄마가 가지고 왔지."
그리고 나면 우리는 서로에게 '사랑해!'를 외치며 꼭 안고, 뽀뽀 세례를 퍼붓곤 한다.
예전에 어디선가, 남자 친구에게 날 얼마나 사랑하냐고 물었더니 "닭다리를 양보할 만큼."이라는 대답을 해서, 찐 사랑이라고 감동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런 맥락인 걸까. 내가 좋아하는 주스를 아이에게 양보하고, 아이가 다 먹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고, 잘 먹는 아이가 사랑스럽고, 작은 입이 너무나 귀여운 느낌.
오늘 후식으로 나온, 내 책상 위에 놓인 오렌지주스를 보니 퇴근 후 만날 아이가 떠올랐다.
남은 시간 힘내서 일하고 가서 아이에게 주스를 건네줘야지.
널 사랑해서 먹고 싶은 걸 꾹 참고 가지고 온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