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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관계에 대한 생각

고슴도치 딜레마

고슴도치 딜레마라는 표현이 있다. 쇼펜하우어의 책에서 비롯된 표현이고,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고립감과 일체감 사이에 갈등하는 인간심리의 표본으로 삼기도 하였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고슴도치가 몸을 기대어 서로 온기를 나누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그렇다고 서로 너무 덜어져 있으면 추위 이겨내기 힘들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행동을 반복하던 고슴도치들은 알 것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이구나'라는 것을. 


그래서 이 말 속에서 상대방과 거리를 두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서로 간섭할 일도 없고 부딪칠 일도 없기 때문에 관계 속에 부담이 없다. 게다가 상대로부터 상처 받을 일도 없다.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이다. 특히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야기하며 4Cs(협력, 의사소통, 창의성, 비판적 사고)를 이야기하는 것을 볼 때,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충분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관계를 두는 것만이 능사일까? 그렇진 않다. 관계의 거리를 적절히 두는 기술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거리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도 필요할 것이다. 


MBTI 성격유형 검사에서는 E-I에 대해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설명한다. 결국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얻느냐,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에너지를 얻느냐로 함축할 수 있다. 


필자는  앞서 이야기한 두 유형 중 I형이다. 그렇다고 항상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진 않는다. 하는 일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밖에 없다. 또한, 관계 속에서도 상처를 잘 받기도 한다. 사소한 말 한 마디에서도 무슨 의도가 있나? 라는 의문을 가지는 상당히 피곤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혼자 있는 것이 지극히 편하지만,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 이겨낼 방법들을 고민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인과의 나만의 거리를 만드는 연습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이 부분은 스스로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인 듯 하다.  누군가가 알려줄 수는 없다. 


지금의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아내도 처음 만났을 때 왜 그렇게 경계를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참 편한 사람인데, 가까이 갈려고 하면 멀어지는 느낌이였다고 한다. 어쩌면 나만의 거리를 지나치게 유지했었나란 생각도 들었지만, 나에겐 경험의 과정이였던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관계가 맺는 것이 어렵다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나의 실수에 대해 타인들이 그렇게 심각하게 기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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