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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생부종합전형 평가를 하며

입학사정관의 교육 이야기

입학사정관은 대학에서 다른 행정 조직으로부터 독립하여 입학생을 선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이다. 소위 학생부종합전형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10월~11월까지는 눈이 빠지도록 모니터 화면만을 본다. 아주 예전에는 모든 서류를 직접 보며 평가를 진행했다고도 하는데, 다행히도 내가 일을 시작할 때는 서버에 학교생활기록부를 업데이트하여 평가를 진행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모태는 입학사정관제로, 미국의 예를 따라 2008학년도 대입부터 실시하였다. 박근혜 정부 때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명칭으로 바뀌게 되었고, 현재 수시모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논란도 많은 전형 이다. 

교육학 전공자로서는 교사 외에도 새롭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생겨서 좋지만, 막상 교육학 전공자만 입학사정관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적어도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사범대학을 졸업한 사람(혹은 교직 이수자)이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직업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교육과정을 바라보며, 교육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에 해당되지 않은 분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직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기에 논쟁을 위한 글은 아님을 사전에 밝힌다. 법에 대하여 관심이 많고, 많은 법령과 판례를 안다고 판사가 될 수 없고, 의학에 관심이 많다고 의사가 될 수 없지 않은가. 유독 교육에 관해서는 모두에게 열려있기를 바라고, 모두가 교육 전문가인 듯 하다. 어쩌면 초창기부터 직업의 기준의 폭이 넓어 지면서 현재 입학사정관으로 종사하는 분들의 전공이 다양해졌다고도 생각이 된다. 


평가 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시기에 괜히 머리만 복잡해진다. 한 동료가 퇴사하며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사회적으로 지탄받아가는 일임을 알고 나서는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남겼다. 왜 항상 바쁠 때 이런 고민들이 드는지 모르겠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서류가 한 학생의 3년간의 노력과 인생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더 마음이 무겁다. 


과연 공정한 전형은 무엇일까? 평가자가 기계처럼 평가하지 않는 이상 과연 그 평가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람이기에 종합적으로 정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하지만, 과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신뢰로울까? 


이제는 답이 없는 생각은 잠시 중단하고 평가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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