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어렸을 때, 그러니까 내가 12살 13살 그무렵 나는 내 방 책상 서랍 한켠에 차지하고있던 과자 박스가 있었다. 용돈으로 먹고싶은 과자를 사서 채우거나 아빠가 사오신 과자중에서 좋아하는 것들 몇개 빼서 쟁여두고 밤에 숙제하다가 먹고싶으면 한개씩 빼먹곤 했었다. 너무너무 오래 전 일이었는데 최근에 올해 7살인 조카가 같은 행동을 하는걸 보고 어찌나 웃겼던지. 자랑스럽게 자기 과자 박스를 보여주면서 뭐 있고 뭐 있고 자랑하는거다.
그러고보니 우리집 후라이도 나름 자기만의 과자박스가 있는데, 얘는 맛있는걸 얻으면 바로 먹는게 아니라 어딘가에 항상 숨겨둔다. 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만두가 절대 안들여다 볼 최적의 장소를 찾아서 숨겨두었다가 생각나면 꺼내서 야금야금 먹는다.
심지어 우리집 오리님도 좋아하는 과자가 있으면 꼭 두세개 갖고 내려가서 자기 방 어딘가 숨겨둔다. 이걸 내가 어떻게 알았냐 하면은 한번은 내가 하루종일 기분이 안좋아서 꿍 해있으니 위로해준답시고 오래전에 동이 난 커스타드를 들고 올라오는거다. 헐.... 커피 캡슐도 두세개 쟁여두고.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거 참. 요상한 끼리끼리.
만두도 과자박스를 하나 만들어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