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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죠와 외계인 12

잠재의식

마르죠는 우리나라 바다의 삼면이 정화되어 바다 생물체들이 활기를 띠고 풍성해지는 상상을 했다. 깨끗해진 바다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주어 삶이 풍요로워지 것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꿈속에서 푸르디푸른 바다의 숨결들이 대지에 있는 모든 더러운 찌꺼기들까지 깨끗이 씻어주었다.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해저를 유영해 다녔다. 마치 태초에 아무것도 오염되지 않았던 상태를 대양이 기억해 내어 회복하고 치료되는 듯했다. 지구가 온전한 생명을 지니게 된  것처럼 느껴졌다.



마르죠는 5시 반에 정확하게 잠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본 조화롭고 아름다운 바다 생명들의 기운이 아직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 있었다. 옷을 입고 거실로 나가 보니 MJ는 마법의 가루들을 오렌지색 하트 케이스 안에 담고 있었다.

"  MJ. It's a fresh morning."

MJ는 상쾌한 아침이라는 말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It's nice for you to wake up without waking you up and say good morning.

깨우지 않아도 척 척 일어나고 아침인사까지 해 주니 좋은데?"

"It's nothing compared to what you're doing to our people on earth. By the way, what are you going to use them for?

네가 지구에서 해 주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근데 그것들은 어디에다 쓸려고?"

" You'll find out soon. Shall we go now?

좀 있다 알게 될 거야. 자 슬슬 가 볼까?"


 비행접시는 다른 날보다 더 높이 더 멀리 비행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다 사라져 버리고, 다른 차원의 공간이동을 하는 텔리 포터가 된 느낌이었다. 어느 한 지점에 이르자 MJ는 오렌지 하트 모양의 첫 번째 케이스를 열고 마법 가루를 꺼내었다.

마법가루를 꺼내어 지구를 향해 흩뿌리기 시작했다. 그 마법가루는 햇빛을 받아 은색 물결을 이루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순간 마르죠의 깊은 내면에 있는 잠재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 지구의 태초 모습처럼 대지는 다시 생명의 씨앗이 꿈틀거리며 살아나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파라다이스를

이루리라.'

오염되고 더러워진 지구에서, 갓 태어난 아기의 살결처럼 순수하고 깨끗해진 모습으로 변해가는 지구의 모습이 마음 속 스크린에 새겨지는 것이었다.

MJ는 두 번째 케이스를 꺼내어 흩뿌리기 시작했다. 색깔로 봐서는 동해안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만든 가루였다.

그런데 그 검은 가루가 비행접시 밖으로 나가는 순간 맑은 하늘을 닮은 비취색으로 변하여 대기 중에 촘촘히 박히는 것이 아닌가? 마르죠는 깨달았다. 대기에 오염된 온갖 무해한 가스들과 미세먼지들이 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르죠는 그 어느 때보다도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지는 게 느껴졌다. 이런 상쾌한 공기를 마셔본 적이 언제였나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순간에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활력이 생겼다. 현관을 들어서자 어제 서해안에서 데려온 강아지가 기다렸다는 듯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메르쟝은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온니야, 이상하게 내 머리 아픈 게 싹 사라져뿌렀네? 누가 마법이라도 부렸나?"

마르죠는 MJ를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 어, 다행이다. 울 메르쟝이 평소 마음을 예쁘게 써서 치료의 신이 강림하셨나 보네."


마르죠는 마음속으로 MJ에게 속삭였다.

' MJ, 네가 지구를 살리고 강아지를 살리고 메르장을 살리고 나를 살렸구나'

' 그건 내가 혼자 한 일이 아니야. 네가 나를 받아들이고 지구 정화하는데  참여하고 긍정적인 잠재의식을 발휘해줘서 내 마법이 통할 수 있었던 거야.'

'그럼 어젯밤에 생명체들이 넘실대는 바다를 상상하고 , MJ가 마법가루를 뿌릴 때 마음속으로 그린 아름다운 지구 이미지를 그리고 상상했던 게 그대로 실현된 거야?'

" 바로 그거야."


암튼 공기가 깨끗하니 살 맛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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