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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Sep 10. 2017

Do you remember?

the 21st night of September

그 해의 9월,


난 어렸고


로맨스라는 건

소설 속, 최소한 영화 속의

그것들과 엇비슷하게라도

닮았을거라고 확신하고 있었고


동경과 존경,

호감과 사랑을 구분하는데

미숙했고


그런 때에

한창 즐겨듣던 노래가사처럼

9월 21일 밤에 우린 만났고


그래서 절대로 끝이란 건 없을거라

철없이 순진하게 또 다시 확신했고


하지만 아팠고

울었고

매달렸고

떠났고

끝났고


그 후로

너무 많은 9월이,

9월 21일이 지나갔고


이젠 종종 접하는 당신의 소식이

옛 친구마냥 오히려 아스라히 반갑고


더는 사랑이 남아있지 않고


더는 사랑을 믿지 않고


그래서 아픔도 없지만,

희망도 없고


나중에 오늘을 되돌아보면

무엇을 기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득해지고


하지만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고

너무나 지쳤고


그냥 이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이나 추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 수 있을까


그걸 빌 바엔

당신과 당신 가족의 행복을 빌고


거짓말처럼 언젠가 다시

사랑이 다시,


희망이 되어주기를

어리석고 어리석은 중독자처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아무도 몰래 부질 없이

또 한 번 빌어보는 것이다


이 노래 만큼은

지금도 그 때처럼

여전히

너무 신나니까



Inspired by
Earth Wind & Fire - Sept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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