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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Oct 10. 2018

너와 함께 지내기 위해

너 없이 지내는 법을 익히는 날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너를 만나고 나서는


더 많이 좋아할 수록

마음이 깊어질 수록

아주 작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무너지는 일이 잦아져


이런 내가 너에게 혹시나 부담을 줄까봐

그러다 네가 나를 싫어하게 될까봐

오늘도 생각했어


네 생각을 조금만 덜하고

조금만 너를 덜 위하고

너 없이도 즐거운 일을 하자고


그러니까

네가 바쁠 때

내 연락을 받지 못할 때

너의 즐거운 일들에 열중하고 있을 때


나도 즐거울 수 있도록

너를 그저 기다리고

너와 닿지 않는 상태를

괴로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럴 때 할 수 있는 일들을

뭐라도 만들자고

뭐라도 찾자고


분명히 너와 만나기 전의 나는

뭔가를 재미있어 하고

어떤 시간들을 즐거워하면서

제 나름의 인생을 살고 있었을텐데


내 우주의 중력이 온통 너에게로 쏠리면서

그 때 어디론가 사라져버린건데

잃어버린 건데


내가 없는 어딘가에서도

즐거운 네 모습이

정체 모를 덩어리가 되어 나를 짓눌러


너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너와 잘 지낼 수 있는거라는 거


당연하고 의젓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음에

기뻐해야겠지만

아직은 자신이 없어


너 없이 잘 지내는

연습이란 거





감정의 계절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편안한 가을 보내고 계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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