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nah Dec 07. 2017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가

열등감, 열등감이란 무엇인가

난 왜 니가 가진 것들을 부러워하는 걸까

감당하지도 못할 것들을 손에 꼭 쥐고서



한 때 즐겨들었던 노래의 도입부가 이랬는데,

요즘 나의 마음도 딱 이렇다



열등감이란 것은 어디서 오는 걸까


소위 ‘객관적’이라는 말을 갖다붙여서

내 상황이 특별히 안좋아지거나 나빠진 것이 딱히 없다는 생각이 들면

역시 내 안에서 오는 것 같다가도


혼자 있을 때보다 ‘내가 갖지 못한 것 같은’

무언가를 봤을 때 훅 덮쳐오는 걸 생각해보면

역시 밖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많은 ‘객관적인 것들’이

괜찮아-라고 말해줘도

사실 내가 안 괜찮다는 걸 남들 몰래 혼자 아는,

유일한 그 사람이 바로 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그 마음 속에 갇혀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뱅글뱅글 돌다가

그만 꼼짝을 못하고 말지


그러면 그렇게 나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내가 사랑하지 못하는 나의 그 결함들을

너에게 내보이길 주저하다가 결국

전시하듯 꺼내놓고

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요구하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구석을 찾아내어

너의 사랑을 탓하고

나의 운명을 탓하고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반복하면서

나의 열등감을 잠시 잊어버리고자하는

졸렬한 노력조차

너무나 어리석고 끔찍해서 환멸이 생길 지경인데

그래서

이런 나를 도저히 좋아할 수가 없는데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결국 너도 이런 나한테 질려버릴까봐

어떻게든 좋아해야하는데

좋아하고 싶은데


도대체가 나는 언제부터 나를

이렇게 미워하게 된 걸까


너는 언제부터 나를 좋아하게 된걸까

너도 언젠가는 나를 좋아하지 않게 될까


그렇게 된다면 정말 나는, 

다시는 좋아할 수 없을텐데 나를


이 세상에서 죄책감 없이 마음껏

미워할 수 있는 사람 하나

그게 나라서 

이렇게 나는 나를 미워하는 건가

생각하다보면

나는 나에게 너무 미안해지고

밉고 미안하고 밉고 미안하고

밉고...

미안해.

매거진의 이전글 너와 함께 지내기 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