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건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현실인 것.

by 이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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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건 잠들어야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인 것.


눈을 감고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신비로운 여행. 깨어있을 때는 절대 갈 수 없는 곳,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평행우주 같은 것. 잠이라는 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 매일 밤 다른 입장권을 받고 들어가는 신기한 놀이동산 같은 것. 잠들기 전에는 어떤 꿈을 꿀지 예상할 수 없어서 더 신비로운 것. 내 의식이 만들어내는 것 같으면서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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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곳.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당연하고, 죽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곳. 어제까지 싫어했던 사람과 친구가 되고, 초등학교 교실에서 회사 동료를 만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 시간이 거꾸로 가거나 공간이 뒤바뀌어도 꿈속에서는 모든 게 자연스러운 것. 물리 법칙도 논리도 무시되지만 그 순간에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 것. 꿈속에서는 내가 슈퍼히어로가 되기도 하고 동물이 되기도 하는 것.




꿈이라는 건 깨고 나서는 "뭐였지?" 하며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이미 희미해져 있는 것.


깨는 순간에는 생생했던 장면들이 몇 분 지나지 않아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 "분명 중요한 꿈이었는데" 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것. 꿈일기를 쓰려고 하면 "어? 뭐였더라?" 하며 당황하게 되는 것. 조각조각 남은 이미지들을 맞춰보려 하지만 퍼즐이 맞지 않는 것. 하루 종일 뭔가 꿈꾼 것 같은 느낌은 남아있는데 정작 내용은 사라져버린 것.




꿈이라는 건 가끔은 너무 생생해서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것.


깨어나서도 "이게 꿈이었나? 현실이었나?" 하며 혼란스러워하는 것. 꿈속에서 누군가와 나눈 대화가 너무 생생해서 실제로 그 사람에게 "어제 그 이야기 했잖아" 하고 말할 뻔하는 것. 꿈속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에서도 일어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 감정까지 그대로 남아있어서 꿈속에서 화났던 사람에게 실제로도 서운한 기분이 드는 것. "그런 일 없었는데?" 하는 말을 듣고서야 꿈이었다는 걸 깨닫는 것.




꿈이라는 건 좋은 꿈일 때는 깨기 싫어서

눈을 감고 다시 잠들려고 애쓰게 되는 것.


행복한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아, 꿈이었구나" 하며 아쉬워하는 것. 다시 그 꿈속으로 돌아가려고 같은 자세로 누워서 눈을 꽉 감는 것.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잠들려고 애쓰지만 한번 깬 의식은 쉽게 잠들지 않는 것. 그 꿈의 여운을 간직하려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는 것. 현실로 돌아오기 싫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5분만 더" 하며 버티는 것.




꿈이라는 건 악몽일 때는 깨어나서도

한참 동안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


무서운 꿈에서 깨어나면 "휴, 꿈이었구나" 하며 안도하지만 여전히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 꿈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주변을 둘러보며 정말 안전한지 확인하게 되는 것. 악몽 속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다시 잠들기가 두려운 것. 불을 켜고 잠시 앉아있으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는 것. "그냥 꿈이야, 그냥 꿈이야" 하며 자신을 달래지만 여전히 무서운 것.





꿈이라는 건 과거의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시간여행 같은 것.


돌아가신 할머니, 이사 간 친구, 헤어진 연인을 꿈속에서 만나게 되는 것. 꿈속에서는 그들이 살아있고 여전히 내 곁에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포옹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 깨어나서 "정말 만난 것 같았는데" 하며 그리워하게 되는 것. 꿈이 주는 위로와 만남의 선물.





꿈이라는 건 내 무의식의 깊은 속마음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내 진짜 마음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 겉으로는 별로라고 했던 사람이 꿈에 자꾸 나와서 "어?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 무서워했던 일을 꿈에서 용감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며 내 안의 숨겨진 용기를 발견하는 것. 꿈이 내 마음의 거울 역할을 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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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건 창의성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것.


꿈에서 본 장면이 예술 작품의 영감이 되고, 꿈속 대화가 소설의 소재가 되는 것. 현실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가 꿈을 통해 떠오르는 것. 꿈속에서 들은 멜로디를 기억해서 노래로 만들어보려 하는 것.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 예술가들이 꿈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말을 이해하게 되는 것.




꿈이라는 건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게 되기도 하는 것.


어릴 때부터 계속 꾸는 그 꿈, 비슷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꿈. "또 이 꿈이네" 하며 꿈속에서도 기시감을 느끼는 것. 반복되는 꿈에는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해석해보려 하는 것. 그 꿈이 내게 뭔가 말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 꿈해몽 책을 찾아보며 "이게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해하는 것.





꿈이라는 건 색깔과 소리, 감촉까지 모든 감각이 살아있는 것.


꿈속 음식의 맛, 꿈속 바람의 느낌, 꿈속 음악 소리까지 생생한 것. 오감이 모두 작동해서 현실과 똑같은 체험을 하게 되는 것. 꿈속에서 아픈 것도 실제로 아프고, 기쁜 것도 실제로 기쁜 것. 감정도 감각도 모두 진짜처럼 느껴져서 더 신기한 것. 뇌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가상현실 같은 것.





꿈이라는 건 시간의 개념이 다른 것.


몇 분간의 짧은 잠에서도 하루 종일의 긴 이야기를 꿀 수 있는 것. 반대로 오랫동안 잤는데 꿈은 순간의 장면 하나만 기억나는 것. 꿈속에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섞여서 나타나는 것. 어린 시절과 지금이 동시에 존재하는 신기한 시공간. 꿈만의 독특한 시간 흐름을 경험하게 되는 것.




꿈이라는 건 깨고 나서 현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게도 하는 것.


악몽에서 깨어나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안전하고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것. 꿈속에서 잃어버렸던 것들이 현실에는 여전히 있다는 걸 확인하며 안도하는 것. 꿈과 현실의 대비를 통해 현재의 삶을 더 감사하게 여기게 되는 것.





꿈이라는 건 결국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현실인 것.


비현실적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완전히 진짜인 것. 깨어나면 사라지지만 마음 어딘가에는 남아있는 것. 내 무의식과 만나는 신비로운 통로 같은 것.




꿈이라는 건 그래서 매일 밤 선물받는 작은 기적인 것.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신비롭고 소중한 것.

잠이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꿈이라는 건 그래서 온 세상에서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경험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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