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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경호 Mar 19. 2024

"저도 순례주택에서 살고 싶어요"

[도서추천] <순례주택> _ 유은실, 비룡소 2023.08.24 발행

유은실 작가의 순례주택



플레이리스트 마냥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나에겐 있는데, 예전에는 참지 않고 책을 최대한 빨리 구해 허겁지겁 급하게 읽었던 때가 있었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그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여기저기 소개팅을 해달라고 주변사람을 귀찮게 굴거나,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이성한테 추잡스레 찍쩝되는 느낌이랄까? 방금 별 헤는 밤처럼 몇몇 친구의 이름이 스쳐지나갔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전여친과 별 하나에 새여친, 새여친!


나는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거나 달래기 위해,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애꿎은 사람을 채워넣으려는 그 호랑말코 같은 시도들이 아주 괘씸하다. 왜냐?


세상에 이런 양심없고 음흉한 놈팽이들이 넘쳐나기때문에, 연애시장이 교란되고 심지어 비혼도 아닌 선량한 나까지 피해가 온다. 이런 썩을! 그리고 여자들도 그러는 게 아니야. 그 공허함에 나도 좀 넣어달...


큼. 다시 고고하게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리 보고 저리 둘러 보아도 급하게 책을 읽는 그 모양새가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멋이 없다. 이제는 마치 책과도 인연이 있는 것처럼 굴며 천천히 구해 읽는다.


그래서 달라진 점은 보고 싶은 책이 아주 먼 시간을 돌아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뛸 뜻이 기쁘고 반가워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간신히 닿은 책을 나는 아주 소중히 여기며 세세히 뜯어본다. 딱히 곱씹지 않아도  와닿았던 문장들은 절로 외워진다.


보통 도서관에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은 이미 대출이 전부 끝나있다. 이럴 때마다 아쉬운 마음보단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는데, 비록 빌리진 못해도 내가 보고 싶어하는 책을 누군가 빌려서 이미 읽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무척이나 반갑고 안도가 된다. 


'이렇게나 좋은 책을 읽는 사람이 내 주변에 살고 있다니!' 이러면서 닿지 않은 책과의 인연은 다음을 기약하며 플레이리스트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순례주택>도 내게는 그런책이다. 동생과 일산역을 넘어가다가 스마트도서관의 키오스크를 뚱땅뚱땅 눌러보면서 


"히야~ 책이 전부 대출 되었어.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나봐~ 어!!!?? 순례주택이다.!!!!"


그러자 동생도 반사적으로 내 말을 따라했다. "오! 순례주택이다"


* 아직도 읽지 않는 분들이 있나요? <순례주택> _ 유은실 (출판사 비룡소) : 공동체 감수성과 마을, 청소년, 힙한 할미 감수성을 느끼고 싶다면, 올 해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적극 추천. 


아니 근데 왜 책홍보를 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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