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사기의 영역일 줄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고, 알아본 적 없는 길을, 걸어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결국 나뿐 아니라 다른 모두와 나아가야 하는데, 어쩌면 이 기록이 다른 누군가에겐
길이 되지 않을까 싶어, 여기서 더 희석되거나 증발해 버리기 전에,
조금 더 남기고 싶어. 끄적여 본다.
단체소송 대표로 살고 있어요
19년도부터 22년도까지 4년여에 걸쳐 이루어진 300억~500억(추산) 규모의 코인 사기에 얽혀 고소인 대표로 활동 중이다(우리 단체의 피해액은 약 20억 내외). 23년도 중반까지는 피해자들끼리의 소통에 집중하였고 단톡방을 만들어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 형성에 노력하였다. 이후 소송을 하고 싶은데 사람을 좀 모아줄 수 있겠냐는 제의를 개인적으로 여러 명에게 받게 되었고, 현실적으로 나밖에 할 사람이 없겠다는 판단에 덜컥 해보겠노라 말하고 만다... (지금은 24년도 2/4분기임)
단체소송 대표가 갖추면 좋을 3가지 능력
1. 마음이 다친 멤버의, 돌발적인 욱함을, 내 마음도 다친 상태에서, 일단 견뎌낼 수 있는, 인내력.
2. 개인 자료 취합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에 도움이 될 만큼의 컴퓨터 실력. (예: 구글 드라이브 단체 파일함 생성, 노션 홈페이지 자체 제작, 카카오톡 채널 고객센터 운영 등)
3. 취합되는 서류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갈 수 있는 문장 조직?력. (의견을 감정 없이 글자로 정리해서 나열해야 하는 상황이 꾸준하게 생긴다...)
단체소송 멤버 관리 Tip 3가지
1. 인원이 10명 이상 된다면, 일대일 대화로 가능할 거라는 생각을 버리는 게 맞다. 몇 명의 간부를 선발하여 멤버들 개개인에 전달하고 전달받을 내용들을 따로 담당해 가실 수 있게 지원하거나, 팀을 나누어 장을 선발해 서로가 각자들을 챙겨줄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 하는 게 대단히 중요.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스트레스 상태인 분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컴플레인에도 유하게 인간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있는 상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확신이 서기 전까진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나을 수도.
2. 멤버가 하는 말을 끝까지 다 들을 이유는 없다, 단, 수어번을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는데도 다시 도루묵이 된다면. 단체 대표의 1시간은 멤버 전원의 수만큼 곱셈하여 압축되므로 신뢰하고 잘 따라와 주는 멤버도 1인의 몫을 하는 중임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조직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3. 모두의 소장에 똑같이 기재될 자료 공통을 맡아서 관리할 대상을 한분 정도 선발해 초창기부터 쌓아갈 것. 개인소송 외 단체소송을 하는 것에는 그만한 장점이 따르는 이유. 그 부분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면 관련 업무 혹은 요약에 익숙한 분을 빨리 찾아서 일정의 급여를 지급하고라도 나누게 되는 대화들을 일일이 추려 유의미한 증거들을 역사순으로 모으는 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좋다.
희석되지 않고, 아직 증발 전인 것들을 전부 담아내려면 여러 번 여러 날이 들겠지만은.
힘든 길을 굳이 가야만 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보탬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쯔양님을 통해 알게 된 참PD님을 태그 해본다.
참PD님!
저 그냥 되게 억울한 거 많았는데.
오늘 참PD님 음성 듣고 한참을 너무 따뜻해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렀어요.
살아계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저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